-
-
마지막 산책
나가미네 마사키 지음, 야쿠 가오리 그림,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1년 2월
평점 :
고령화의 나라라고 하면 유럽 등 선진국들의 문제,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한국의 고령화도 몹시 빨라졌다.한국의 평균 수명은 빠르게 올라가고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고령화는 한국사회도 겪어야 되는 일이 되었고, 특히 한국은 평균 수명과 건강 수명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노인들의 건강 문제 걱정도 크다.이런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개개인들에게는 더 고통스러운 문제로 느껴진다.서민 가계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경제적 문제까지 겹쳐서 다가오기 때문에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린다.이 생존의 문제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가족 전체의 부담이 되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고생은 심적 부담까지 포함된다.그래서 더더욱 벼랑끝에 있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이 책은 일본에서 일어난 간병살인 사건을 이야기한다.저자가 법학 전공자라서 그런지 재판 과정도 알기 쉽게 잘 그리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개인들이 겪는 큰 문제는 의료비와 간병의 문제다.두개는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떨어져 있기도 한데 일본이나 한국은 이런 측면에서 복지가 상당히 잘 되어있다.그러나 제도만 있지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또 의료비와 간병의 문제가 해결되어도 서민들은 큰 경제적 부담에 짓눌린다.따뜻하면서도 다소 씁쓸한 그림들이 간병 과 경제적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생각해봤다.거동이 불편한 중증질환자를 가족들에게 도우라고 하면 그 한계가 뚜렷한 만큼 도움을 사회화할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은 법률이나 제도의 문제보다도 복지 현장에서의 실무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이 실무능력은 공감능력에서 출발한다.고통받는 노인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사무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그들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그러려면 튼튼한 안전망은 물론 제도와 시스템이 현실의 물정에 맞아야 되고, 현장의 공무원들이나 관계자들이 전문성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부양의무를 가족에게 지우면 복지가 가족 선에서 멈추고 가족관계까지 붕괴되는 문제가 생기는 만큼 사회의 도움이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신경쓸 필요가 있고, 환자나 가족들이 도움에 대해서 가지는 거부감을 완화시코도록 노력해야 복지제도가 효과를 보기 쉬워진다.무엇보다 이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가 중요하다.간병살인이나 간병학대를 단순히 패륜적인 개별 범죄사건으로만 보지 말고 이런 일을 정말로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하면 좋겠다.노인,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하기도 쉽고 풍경을 보면 상황에 더 잘 몰입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