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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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자본주의는 확고부동한 진리가 되었다.주식 투기 열풍과 부동산 투기 광풍 심지어 공공기관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까지 터져서 온 나라가 난리통이다.이런 시대에 자본주의란 무엇일까.우리는 모두 자본주의 법칙에 따라서 산다.그러나 자본주의가 때때로 어두운 모습을 보여줄 때도 있다는 것을 안다.그렇기 때문에 반자본주의자가 우리나라에 한명쯤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책을 읽어보면, 오랫동안 공공기관의 직장인으로 근무한 저자는 살면서 열심히 사색에 매진했다고 생각된다.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회에 대해서 고민하고, 문학을 즐기고 고전을 공부해서 강의까지 한 저자의 모습이 존경스러웠다.저자의 에세이가 단순한 일기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서 기뻤다.


공공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큰 부자가 되기 힘들다.부정부패에 빠지거나 재테크에 특별히 열을 올리지 않으면 말이다.그러나 부에 관심을 두고 발버둥을 쳐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전자는 애처롭지만 후자는 어쩌면 공공분야 종사자로는 적절한 자기관리일 수 있다.물론 저자는 특별히 자기관리를 했다기보다 그저 소박하게 사는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다.우리 옛 선비들도 안빈낙도를 지향하지 않았나.소박한 삶이 성찰하기에는 좋은 환경일지도 모르겠다.경제적 여유가 부족하면 오는 여러가지 단점들이 있겠지만 생각하고 글쓰는 일이 가능한 환경만 되면 만족할 수도 있다.


성찰은 과거에 대한 성찰이고, 글쓰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이뤄진다.즉 성찰적 글쓰기는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다.기억을 되살려서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일이다.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고 상처를 어떻게 대할지 고민해보는 일이다.이것은 역사 공부와 닮았고 고전 읽기와도 닮았다.저자가 논어에 대해 박식한 사람이라서 책을 쓰고 강의했던 사람임을 상기한다면 철학과 윤리까지도 꺼내들어볼만 하다.더 나아가서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인 측면도 있다.우리의 험난한 현대사와 삭막해진 이웃 관계 그리고 책을 읽지 않는 사회를 생각해보면 저자의 모습을 귀감으로 삼을 필요도 있음을 지적해두고 싶다.공자와 예수 같은 성인들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비교적 식견을 이야기한 부분도 인상 깊었고,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시인 친구와의 우정도 읽어볼 가치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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