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마스크스 K-포엣 시리즈 18
김수열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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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풍경을 보면서 떠오르기도 하는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돌아다니기 힘들어졌다.다행히 이 시집은 코로나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시들을 모았다.시에는 시인의 사고가 반영되어 있고, 시인의 사고에는 시대의 영향이 들어있다.그렇지만 동시에 시넨 시대의 현실로부터 떨어져서 문학적 상상력에 기대기도 한다.이 시집 역시 그런 양면을 가지고 있다.저자는 제주도 출신이고, 시에도 방언이 들어있다.다수의 일반독자를 상대로 하려면 방언은 자제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생각으로 방언을 사용하지 않은 시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 시집이 더 빛난다.


아시아 출판사의 문학서들은 해설 혹은 비평이 문학과 함께 담겨있어서 읽는 재미를 늘려준다.특히 제주 4.3 사태 등 우리의 근현대사를 다룬 부분은 해설을 읽을 필요가 있다.역사적 맥락이 있는 문학이기 때문이다.삶과 죽음을 오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극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과거를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다뤘다.아픈 역사를 쓰다듬는 느낌의 시를 읽으면서 우리 공동체의 과거가 험난했다는 사실이 상기되었고 동시에 치유되는 느낌이었다.이미 지나가버린 것들을 기억하고 다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아직 오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다루려면 우선 지나간 것부터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과거의 일들이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준다.그게 결국 인생 아닌가.제주 해녀의 숨비소리가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고 볼 수도 있다.


시는 시간과 풍경의 혼합물이 아닐까 싶다.시를 쓰다보면 시인은 자연과 하나가 되기도 한다.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합쳐진다.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다면 어디가 좋을까.특히 제주도 같이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쉽게 빠져들지 않을까.코로나 사태로 여행이 제한되면서 자연풍경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인간의 삶에 대한 애정과 함께 인생을 자연 속에서 보내고자 하는 욕구도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길에서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예쁜 꽃과 어울리는 일을 말한다.제주도는 슬픈 현대사의 현장이지만 동시에 큰 산과 바다가 보이는 일상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한데, 미래는 어떨까.제주도에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한국의 제1 국내 관광지인 제주도의 미래가 궁금하다.또 그곳에서 사는 삶도 글로 느껴보고 싶어서 재밌게 읽었다.제주도에 대한 기대 혹은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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