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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평점 :
팬데믹을 막으려면 언제로 돌아가야 할까.대부분의 사람들이 2019년을 이야기하지 않을까.그러나 조선시대로 돌아가서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떨까?또 인공지능들이 이도 문자를 쓰는 세상은?이 책은 세종 이도와 한국 근대사 그리고 먼 미래가 결합된 시간여행 소설이다.먼 미래는 세종대왕의 글자가 사용되지만 한국인의 세계가 아니다.기쁘면서도 불길하다.책의 저자인 이인화는 정조시대의 개혁과 정조 독살설에 대해서 쓴 유명한 소설 영원한 제국의 저자다.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정조가 2061년 세종으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바이러스이기 때문이었을까.이 책은 한국형 시간여행 소설이지만 동시에 글로벌하다.당장 시간여행에 참여하게 되는 사람부터 미국에서 시작한다.과연 1896년과 이도 문명은 어떤 관계일까?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훈민정음해례본이 바이러스와 연결되고 다양한 국적과 계층의 인물들이 각축전을 벌이는데 조선은 타임여행 속 과거에서나마 들러리에 그치지 않고 주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책을 읽기 전 내가 가진 의문이었다.책에서는 세종의 유산을 지키려는 치열한 사투 속에서 무력했던 역사가 보다 활기차게 느껴졌다.피해자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이끄는 사람, 능동자로서의 역사가 엿보였다.
현실주의도 좋지만 현실에 너무 치우치게 되면 다른 세상을 그릴 힘도 없어지게 된다.과학기술의 발전은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다른 세상에 대한 소망으로 뒷받침된다.과연 우리는 다른 우리가 원하는 또 다른 세상의 진실을 찾아나갈 준비가 되어있을까?세종 이도의 천재성에서 비롯된 글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기도 한다.그 글자가 인공지능의 글자가 되었을 때 우리 민족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인공지능마저 받아들이는 우수한 문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민족의 미래는 밝지 못했다.과거로 돌아가서 배우면 달라질 가능성이 있겠지만 어떻게의 문제가 남는가.1896년 그리고 1443년의 한민족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따라 2061년의 한민족이 결정될 수도 있다.시간여행물은 항상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우리가 과연 잘 수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걱정을 남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