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한국소설의 다양성 부족은 좋은 sf소설의 부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그런 측면에서 작년에 이어 좋은 sf소설을 써낸 작가에게 감사하다.과학기술의 발달하면서 미래에 대한 유토피아적인 혹은 디스토피아적인 해석이 많이 제기된다.그중 어느쪽이 진실일지 우리는 아직 모르지만 어느쪽이건 소외되는 존재들은 있을 것이다.그 존재가 꼭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동물이나 식물일 수도 있다.지금 우리 세상만 보더라도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 식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수다.그만큼 식물은 눈밖의 대상이다.그런 눈밖의 대상을 찾아내서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처지를 알리고 사람들의 공감능력에 기대서 다양성을 확대하는 일이 작가의 여러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물론 사회참여가 작가에게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작가는 좋은 문장을 쓰는 일이 최우선이다.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혹은 동물이 인간의 주인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존재가 비록 희미하더라도 다 나름대로의 찬란함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책에서는 사람들 눈에 안 띄는 무언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미래에 대해 더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연대와 공감의 중요성이 코로나 시국 만큼 강조될 때가 없을 것이다.이 연대와 공감의 중요성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양극화가 예상되는 미래에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그 공감과 연대는 끝없이 확장될 것이다.물론 어느정도까지 인정할지의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작가들이 상상력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야기할 때는 제한이 없다.그것이 식물에게까지 미치더라도 말이다.아마 먼 미래에는 어쩌면 로봇과 외계인들마저 그 대상이 될지도 모르겠다.우리가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를 친구로 인정할지의 문제에 대해서 더욱 숙고하게 만든다.약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따뜻함과 다양성을 넘어서 우리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