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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속 - 새로운 시대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질문들
김대식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2월
평점 :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2016년에 나왔다.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쟁과 합의가 끝나기도 전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2016년에 이미 세상이 빠른 속도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가 되었다.이 새로운 시대에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그리고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잘 모를 때 배우는 방법 중 좋은 방법은 질문하면서 배우는 것이다.이 책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 5명이 서로서로 발표하고 질문하면서 해답을 찾아나가려고 애쓴다.학문이 워낙 세분화되어 있다보니 초가속의 시대에 누구에게 의견을 물어야 될지부터 의문이 생긴다.그러나 사회학, 역사학, 경제학, 경영학, 공학 및 뇌과학 등 나름대로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으니 의견을 들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한국이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고 갈등이 많은 사회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산업화 과정에서 전통사회가 해체되고 사회관계망도 빠르게 변했는데 지금의 사회관계망이 코로나와 상관 있다.도시와 개인주의는 꾸준히 발달했는데 그게 사회관계망과 코로나 대처에 어떤 영향을 줄까?미래를 다 알기는 힘들다.이 책은 그저 미래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공유하는 학습의 장이다.또 미래에 대해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는 상상의 공간이기도 하다.사회학으로 현실을 진단한다면 역사학은 과거의 사례에 비춰서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고 미래까지 구상해본다.온고지신이라는 말을 역사교육 시간에 배웠을 것이다.역사학이 모든 현재와 미래를 알려줄 수는 없지만 최소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짚을 수 있다.그중에서도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다.우리의 먹고사는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엇보다 비즈니스의 영역 그러니까 경영 분야가 기술을 쫓아가기 급해졌다.해외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에 비해서 한국은 빠르게 쫓아가고 모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비록 불확실성의 문제가 있더라도 패스트 팔로워가 되지 말고 퍼스트 무버가 되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빠르게 변해야 살아남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변해야 할까?경제경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걸 참조해야 할 것이다.코로나 이후의 경제회복과 장기침체의 문제를 안다면 언제 어떻게 사업을 꾸려나가야 할지 예상과 계획이 가능하다.물론 그 계획은 여러 가치와 예상의 상충을 뛰어넘어야 한다.어느 때보다 복잡다단한 시대에 이 복합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뇌과학과 인공지능 같은 첨단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반세계화와 감시자본주의라는 기존의 관점에서 봤을 때 역행하는 세상에 대한 이해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경영은 이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관료주의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미중 패권다툼과 경제적 고립의 증대 같은 시대적 변화가 한국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탈중국화 이후의 기업 경영에 대한 고민을 미리 해놓아야 한다.부족주의 같은 인간 본성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전염병 시기에는 더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이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공학 전공자들은 다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고 여러 전공자들의 교류도 필요하다.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런 기회를 만들기 힘들 때가 많다.그래서 아쉬웠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자.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더 나아가서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까지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