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
정여랑 지음 / 위키드위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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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결혼제도와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특히 두 문제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결혼과 출산의 변화는 가족의 변화 그리고 양육방식의 변화를 불러온다.작가는 결혼이라는 평생가약을 갱신제로 바꿔서 이야기하는 도발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했다.다소 비현실적이라서 현실에서 의미를 가질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논의하는데 새로운 방식으로 충격을 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논의를 더 활발하게 하고 사람들 내면의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보다 솔직하게 드러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신함 그 자체로 유용함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런 새로운 세상에서 결혼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5년 후에 대비해야 한다면 결혼은 어떻게 바뀔까.아마 불안정과 독립성을 모두 가져올 것이다.육아 및 가사일을 둘러싼 갈등이나 경단녀라는 사회적 문제도 다른 양태를 띄게 되는데, 헤어진 사람들은 이혼가정대로 두 한부모 가정의 모습이 되고 만다.혼자의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복지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복지는 저출산 복지의 개인화된 모습이다.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은 부모가 한명이든 두명이든 똑같다.여전히 헌신을 필요로 한다.


다만 결혼 5년 갱신제가 안 그래도 급변하는 가족구조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사랑해서 결혼하고 5년마다 갱신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부부관계가 부부만의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첨언을 하고 싶다.물론 돌봄 노동의 가치를 높이 사고 귀하게 대접하면 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의 삶이 더 강조될 수 있다.돌봄 노동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지금의 부모교육을 보다 직업적으로 만들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양육과정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며, 소위 말하는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소수자들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급변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하다.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 (결혼 유무와 무관하게)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들, 이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상에서 미래에는 가족 구성이 어떻게 이뤄질까.보수적인 입장이나 진보적인 입장을 뛰어넘어서 돌봄노동의 가치를 보다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의 사회적 합의가 존재한다.사회문화도 돌봄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한다면 가족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더라도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소설이다.결혼, 가족, 출산, 양육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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