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지음 / 책과강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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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음식을 배가 고프니까 먹거나 맛을 느끼려고 먹지만, 힐링푸드라는 말도 있듯이 음식은 정서적 역할도 맡고 있다.식당 간판에 보면 할머니 혹은 엄마의 음식 솜씨와 마음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아마도 가정 내에서의 집밥과 같은 그런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려는 것 같다.이 책은 한 여성 작가의 음식 에세이다.음식을 통해서 내려받은 따스함과 추억 그리고 본인의 자녀들에게 내려보내는 음식의 추억이 책에 잘 들어있다고 본다.


정신적 허기를 음식으로 채우는 일은 과하면 분명 문제가 되지만 어느정도는 필요할 수도 있다.뜨끈한 찌개와 정성들인 밑반찬은 우리나라의 정서적 음식이기도 하다.자녀나 손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님 혹은 할머니의 음식이라서 음식 자체도 꾸준히 사랑받는다.요리법은 감에 의존하기 때문에 다 다르지만 그래서 진정한 추억의 맛이다.손맛의 힘은 계량기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또 멀리 있거나 돌아가셔서 보지 못하는 마음을 음식으로 달랠 수도 있다.


지금은 비닐하우스 덕분에 사시사철 과일이 나오지만 과거에는 제철음식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제철음식이 건강에 좋아서라기보다 유일한 먹을거리였기 때문이다.봄에는 냉이 가을에는 재첩 겨울에는 팥죽..이런 음식들은 돌고돌아서 지금도 웰빙음식으로 언급된다.대보름 같은 명절에 먹었던 오곡밥 역시 그렇다.게장, 오징어 젓갈, 김장김치 같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들도 간편한 밥 반찬으로 계속 선호된다.오랫동안 우리 밥상을 지켜준 음식들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나는 휴게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던 우동을 선호하고 쭉 기억한다.우동이야 값도 싸고 별미라 부르기에 적합치 않을 수 있겠으나 나와 우리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별미다.여행 출발길의 허기를 달래주고 집으로 오는 길의 피로를 덜어준다.그렇다면 별미가 아닐까.우리 모두 나를 응원하는 나름의 음식을 가지고 있다.기운에 좋다는 장어나 낙지도 그런 음식이 될 수 있겠다.음식을 단순히 음식으로 보지 않고 추억으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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