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의 철학 - 대전환의 시대를 구축할 사상적 토대 코로나 팬데믹 시리즈 2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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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변화가 곳곳에서 체감되지만 더 큰 문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마스크 착용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코로나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변화는 매우 빠르고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코로나를 극복하려면 상호 배려와 협력이 필요한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니?전통적인 인간관계를 흐트러뜨리는 코로나의 변화가 과연 사회적 연대를 가능하게 만들까?코로나 사회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무엇보다 철학적 접근을 한다.철학적 접근이란 어떤 문제의 가장 근본에 대한 접근이다.뉴노멀 즉 새로운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특징에 대해 이야기한다.더 나아가서 그 새로운 세계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뉴노멀 시대에 철학은 어떤 역할을 할까?우선 정부, 전문가, 시민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거버넌스에 대한 이야기다.학교에서 법과 정치를 배우다보면, 나중에 행정학을 공부하게 되면 거버넌스라는 말을 접할 수 있다.이 말은 기존의 정부 거버넌트보다 더 넓고 융합적인 개념이다.또 보다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다.과연 한국의 거버넌스는 어느정도 수준일까?많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거버넌스는 훌륭했다고 한다.개인의 권리가 가장 존중받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염병을 맞닥뜨린 이상 예전처럼 거버넌트의 통제와 강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보다 원활하게 돌아가는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또 이런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전 지구로 뻗어나간다.우리나라가 아무리 잘해도 옆나라가 잘못하면 결국 피해를 같이 받는다.따라서 글로벌 거버넌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옆나라는 물론 멀리 떨어진 나라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서도 세계시민의 관점에서 접근해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대전환의 시대에 거버넌스는 원래 존재했지만 새삼 필요성을 느끼고 확장 구축하는 대상이다.그리고 그 거버넌스의 일부인 민간 전문가를 보면 결국 교육과 학문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우리는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전염병 시대에는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라 국가가 좌지우지되는 것 같지만 국가의 의사결정은 결국 그 과학자들의 의견과 경제, 정치, 외교, 사회적 상황을 모두 통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루어진다.이 통합은 가치관과 판단력의 문제고 그것은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의 문제이기도 하다.리버럴 아츠, 즉 기존의 교양교육이 예술과 과학을 포함한 좀더 통섭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전염병 경제를 비롯한 새로운 학문적 영토의 문제다.또 학문적으로는 기존의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한 성찰이 더 필요하다.근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상에 대해 고찰해봐야 한다.기존의 사회계약론에서 벗어나고 보다 공동체주의적인 시각이 더 잘 활용될 수 있다.


한국에서 전염병이 휘몰아쳤던 시기는 여러번 있었지만 코로나처럼 사회를 급변시키는 경우는 드물었다.메르스 이후에 과연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다시 닥쳐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작금의 혼란을 보면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보인다.물론 그런 고민이 무용지물은 아니었다.메르스 때 얻은 경험과 그때 이루어졌던 연구가 지금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지금도 그런 고민을 깊이 해봐야 하는데, 변화에 대한 놀라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때 나타날법한 최악의 시기가 조금 유예되었다고 판단하면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사회적 연결망을 포기하지 말고 인권과 안전을 조화롭게 추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또 투명성을 통해 신뢰를 증진하고 돌봄의 가치를 더 많이 존중해야 한다.코로나가 근대의 끝일지 아니면 또 다른 근대의 시작일지 모르겠지만 큰 변화의 분기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이런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 대처일까.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할만 하다.가장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제안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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