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 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
마수취안 지음, 정주은 외 옮김 / 보누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나직경이라는 중국 고전에 대한 해설서다.다만 그 내용이 특이한데 도덕적 교훈보다는 현실정치에 대한 이야기다.그중에서도 상대를 짓밟고 무고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기 때문에 부도덕하기까지 하다.정쟁의 승패가 목숨과 직결된 전근대 시대라서 잔인한 내용도 있지만 그 본질은 지금 정치와 다르지 않다.정적을 제거하는 것은 오랜 기간 정치인의 가장 큰 숙원사항이었고 대화, 타협을 통해 상대와 공존을 추구한 것은 민주주의 시대에 들어서나 생긴 일이다.이 책은 상대를 제거하는 여러 비책과 그 수많은 역사적 사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권력투쟁의 잔혹함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무고를 포함한 상대를 제거하고 정치권력을 획득, 유지하는 기술들이 있다.군자와 충신이라는 이상적인 사람은 소수고 소인배와 간신이 다수다.이런 정치현실과 그 정치현실이 만들어낸 악한 제도들을 인정하면서도 경계해야 한다.시대상황의 변화에 거스르면 안 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권력과 관련된 본질은 여전하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들으면 알 수 있듯이 혼란스러운 시기와 평화스러운 시기에 필요한 인재가 다르다.상대를 제압하고 세력을 확장하며 위와 아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에 대해 궁구해야 한다.윗사람을 모시는 것이나 아랫사람을 다스리는 것 모두 인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악의적인 행동을 간파하고 대처하는 법, 윗사람을 바르게 모시는 법, 아랫사람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법 모두 공부가 필요하다.이 책에서 다루는 기술 중 중점은 마지막에 나오는 심문과 처벌이다.수사와 법 집행의 엄격함에 대해서 현대적인 관점으로는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정치적인 권력다툼이 여러 제도와 절차에 의해 제한되며 무고 역시 용납하지 않는다.그러나 한정된 자원을 누구에게 배분할지 이야기하는 게 정치라면 정치는 인류 역사가 존속하는 이상 계속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고 권력을 둘러싼 싸움 역시 마찬가지다.술수는 부정적인 함의가 있지만 그렇다고 모른체 할 수 없는 것이다.처세술과 책략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러려면 권력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잘 읽고 현실에서 그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한다.이 책은 오래 전의 고서지만 현실에서도 계속해서 의미를 가진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