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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인터뷰
이재은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11월
평점 :
작가는 세상의 고통을 가장 먼저 느끼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굳이 옛말을 찾지 않더라도 작가가 세상의 이야기를 글로 쓰려면 우선 경청하고 공감하는 능력의은 정말 중요하다.이 책은 곳곳에 소외된 사람들,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조연 배우, 파업 노동자와 그 자녀 그리고 부상당한 노동자, 남편을 잃은 노인과 힘들어하는 청년, 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는 경비, 인턴, 영어이름을 가진 두 남녀, 성적 지향의 문제를 겪고 있는 미혼 여성 둘, 곡절 있는 삶을 산 운전강사, 상담사 앞에서는 밝지만 뒤에 가서는 목숨을 끊는 사람들..
비록 주연의 변두리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역할을 잘 맡아서 수행한 조연배우가 우연히 방송을 맡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고요함, 차분함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자신을 과시하는 몇몇 sns보다는 상처, 어려움, 실수를 자유롭게 밝히는 트위터에 익숙한 그였다.처우 향상을 위해 싸우고 나중에는 사고를 당하는 아버지, 열악한 환경에서도 당찬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아들,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었지만 아이와의 교감을 이뤄나가는 다른 아저씨 이 셋의 모습은 더 나은 근로환경을 위해 투쟁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어른을 상대로 한 인터뷰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인 언어를 개발해서 쓸 정도로 자기 세계가 있는 그리고 혼잡한 세상을 일찍 배워가는 아이의 모습이 마음을 저릿하게 하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한다.안전과 소통을 위해 헤드폰을 못 끼게 하는 할머니는 한 청춘과의 대화를 통해 불통이 어쩌면 보호와 평온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항상 수그리며 살았던 경비는 사진을 통해 자아를 찾고 비극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했다.우리사회에서 독특하게 여겨지는 영어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사연과 정신적 문제를 보여줬다.남들과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여성 그리고 잠시의 일탈 후 자신의 성적 지향을 잘 찾은 여성의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모습들을 관통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고독과 소외가 아닐까.모든 것이 그렇듯 고립은 일장일단을 가지고 있다.다만 지금의 고립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이것이 성찰이나 창작을 위한 자발적인 고립이 아니라 사회적인(혹은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고립은 험난한 세상에서 자신을 독립시키고 (잠시)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일지 모른다.그러나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는 결국 세상을 따라잡지 못해 더욱 뒤쳐지고 외로움을 더 악화시킨다.고독이 심해지는 것이다.그런 와중의 독백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대의 외로움을 느끼게 하고 내가 도울 방법이 있는지 묻게끔 하지만 나 역시 고독한 존재다.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대적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이 두가지 문제가 중첩되면서 사람들이 더 깊은 동굴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희망은 있다.비록 사회적으로 공인된 방법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얼마든지 만나고 교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치유되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애정을 되찾을 수 있다.비공식적인 접근에 대한 열린 마음, 다양한 상황에 대한 넓은 마음의 중요성은 이 지점에서 존재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