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더스
밸 에미크,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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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부분 완벽했다 그렇지 않았다 하는 울퉁불퉁하고 복잡한 가정생활을 하죠.완벽한 순간만이 있을 뿐 완벽한 상황이나 삶은 없습니다."(루이스 어드리크, <작가라는 사람2> 51페이지)

 

"시간을 설명해주고 우리의 삶을 정의해주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대체로 우리는 기억하는 만큼 존재한다."(<마이어스의 심리학개론> 177페이지)

 

이 책은 꿈을 향해 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 아버지,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주변에서는 기억되지 못하는 딸, 연인을 잃고 그녀에 대한 기억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다.할머니의 치매와 어머니의 부재 그리고 어머니의 남자친구 등 이혼가정의 아이가 겪는 이야기이기도 하다.음악은 아버지가 좋아하는 대상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잊지 못하도록 하는 수단이다.그러나 음악은 수단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데, 아버지의 꿈과 소녀의 성숙을 의미한다.또 남자가 지난 날을 감당할 수 있게 되어가는 과정이다.


예술에 대한 열망과 현실 사이의 괴리, 현대사회와 가정에서 벌어지는 소외, 음악을 통한 치유가 내가 읽을 때 이 소설의 키워드였는데 모두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생계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예술에 대한 욕구를 뒤로 제쳐놓는 경우, 이혼 등 가정의 해체 때문에 양부모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음악이 가진 사람들의 정서를 연결하는 능력이 생각났다.


현실 때문에 꿈을 놓치고 있는 아버지, 본인의 기억보다 부족한 본인 대한 기억 때문에 힘든 소녀, 연인의 죽음, 멀리서 온 남자와 소녀의 우정, 여러 사람들의 기억,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극복까지 이 모든 것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사람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결함 혹은 한계를 인지하며 세상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화해하는 것에 대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복잡한 가정사, 불평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러지 않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참 유쾌하고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리마인더는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 아니라 음악가이자 아버지인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장인물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그들이 성숙해지는데 도움을 주는 대상이다.사람이건 상황이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상처는 언젠가 회복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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