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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어떻게 오는가 - 근대화, 문화적 이동, 가치관의 변화로 읽는 민주주의의 발전 지도
로널드 잉글하트 & 크리스찬 웰젤 지음, 지은주 옮김 / 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진정한 민주주의는 일단 설치하면 저절로 작동하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이는 대중에 의존한다."(12페이지)
"시민적 가치에 대한 논의에서 개인주의와 휴머니즘은 종종 충돌하였다.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개인주의가 사회적 이기주의와 동일시된다는 잘못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중략)그러나 개인주의와 휴머니즘 간의 대조는 잘못된 것이다.사실상 개인주의는 자기중심적 정향이 아니라 인류애적 정향과 함께하는 경향이 있다."(259페이지)
sns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기존의 정치권과 언론에서 활동하는 기성 엘리트층에게 기대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sns 등장 이전보다) 더 쉽게 그리고 다수에게 자유롭게 밝힐 수 있게 되었다.소통이 쉬워졌다는 측면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드러내기 더 쉬워진 환경이기도 하다.이것은 자기표현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는 계기이면서 또한 자기표현을 더 널리 유행하게끔 한다.사람들에게는 다 각자만의 관점과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또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는 창구가 만들어지면서 엘리트들에 대한 감시와 요구가 쉬워진 만큼 정부를 시민들에게 더 반응적으로 만들었다.인터넷으로 정부에게 민원을 넣을 수 있는 국민신문고와 대중의 요구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비록 말들이 많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이 그렇다.
전통사회에서는 종교가 그리고 정치적 지배층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강요했다.그러나 르네상스는 신이 아니라 인간을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종교개혁과 상업혁명은 경제활동과 사유재산에 대한 터부를 물리치면서 정치적 의식이 있는 중산층을 탄생시켰다.휴머니즘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권리 보호로 이어졌고 산업혁명과 뒤이은 전쟁에서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양성평등도 강화되었다.개인의 중요성과 권리의식이 커지면서 (자유)민주주의는 그 뒤를 따라온 것이다.개인주의와 자유에 대한 열망이 민주주의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민주주의라고 하면 흔히 선거, 의회 등 제도적인 요인들에 집중한다.물론 그것들은 민주주의의 결과물이고 동시에 민주주의를 지탱해주는 것들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가치가 중요할 것이다.이 책은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한 제도적이고 다소 진부한 서술이 아니라 근대화와 민주화에 대한 문화적인 그리고 가치관에 기반한 검토를 하고 있다.민주주의 제도 밑바탕에 깔려있는 토양에(개인적 자유, 인간적 다양성, 시민사회의 자율성) 대해서도 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