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 마련인데 우리는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보다 불완전하면 비정상이라 부른다.그러나 기준의 정도는 각양각색이다.각자의 기준에 따라 다른 사람이 비정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불완전을 관용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그러려면 자신의 불안정부터 인정해야 한다.이 책의 저자는 다소 심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가족과 남자친구의 도움 그리고 초월적인 긍정으로 잘 버텨나가고 있다.


정신적인 불완전이 질병과 치료의 대상으로 존중받은 역사는 얼마되지 않는다.미신과 종교가 지배하는 시대에서는(혹은 지역에서는) 불경스러움의 결과로만 봤고 그 이후 이성과 과학이 도래한 시대가 되어서야 그것이 호르몬의 문제라는 것이 밝혀졌다.하지만 아직도 의지의 문제로만 몰고 가고 환자를 무언가 잘못이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남아있다.그런 경향이 있다보니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인다.(저자의 어머니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그 모든 것을 잘 받아들이고 본인의 불완전함을 솔직히 고백한다.그리고 불완전 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을 정리하여 책으로 써냈다.정신적 문제로 인한 저자의 고통이 불편하고 괴로웠지만 그 와중에도 재치와 낙관을 잃지 않는 모습에서 감탄을 했다.


"호텔 쪽으로 몸을 돌려서 보니 도시를 향해 뻗은 내 발자국이 어딘가 짝이 맞지 않아 보였다.하나는 작고 하얗고 반짝였다.또 하나는 모양이 일그러졌고 발끝마다 빨간 핏자국이 있었다.마치 내 인생의 상징 같았다.한쪽 면은 밝고 마법 같았다.늘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하는 행운의 모습.다른 한쪽 면은 피투성이에 비틀거렸다.절대로 계속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예수님이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기셨네"라는 시 구절 같지만, 대신 여기에 예수는 적고 피는 많았다.

이것은 흰색과 붉은색으로 이루어진 내 삶이었다.그리고 나는 그 삶에 감사했다."(85~86페이지)


"우울증의 거짓말에 희생된 유명인들을 보면서 우리는 혼자 생각한다.'세상에, 어떻게 자살을 할 수 있지?저렇게 다 가진 사람이?'그러나 그들은 가 갖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게 더 낫다고 믿게 만드는 병의 치료법은 갖지 못했다.

처방 약과 상담 칠라는 영원한 골칫저리를 떠안을 가치가 있는지 의심이 들 때마다 나는 어지러운 상태에 패배해버린 그들을 떠올린다.그리고 계속 건강하도록 자신을 밀어붙인다.내가 맞서 싸우는 대상은 내가 아니라고, 그것은 화학적 불균형이라는 명백한 실체라고 되뇐다.두뇌는 얼마든지 교활해질 수 있으며,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정신이 어지러울 때나 안정적일 때나 모두 상기한다."(95~9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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