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톰 행크스를 좋아한다.사실 정확히는 그의 역할을 좋아한다.톰 행크스의 출연작들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책임감과 헌신에 기반한 역할들을 맡는다.그가 맡은 인물들은 으스대거나 편하게 살려는 사람들의 길이 아닌 진지하고 올바른 사람들의 길을 간다.


이 책은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금은 자상한 부모,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지만 사실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남자의 이야기

과거에 대한 추억과 아버지와의 애정 속에서 행복하게 해변을 누리지만 아버지의 새로운 사랑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젊은이

뉴욕이라는 냉랭한 도시에 와서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다행히 따뜻한 (전) 남자 동료를 만나 휴식을 취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같이 그리는 여자


사실은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전쟁 등 과거사에 대한 트라우마,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한 충격, 잘 모르고 불친절한 도시에서 고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도 있다.먼 나라 다른 도시의 모르는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지만 완전한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다.우리나라가 점점 미국을 닮아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마 더 와닿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고 여겨지는 타자기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궁금했는데 저자가 타자기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강조한 것은 내 마음의 명상록이었다고 생각한다.느리고 낡았지만 그래서 더 천천히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는 물건, 내가 알고있는 진실을 담담하게 써나갈 수 있는 물건.


끊임없는 활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낙관주의, 좋은 남편/좋은 부모, 바쁘게 일하는 사람,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자연에 대한 사랑을 가진 남자와 이웃에 대한 경계를 이겨내고 다가가는 여자, 개척정신, 차가운 도시에서 겪은 일들에도 불구하고 비관이나 원망과는 거리가 먼 여자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남자, 이혼 후에도 아이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어머니, 낡고 뒤떨어졌다고 해도 영속적인 것을 추구하는 여자와 돈이 아닌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할아버지..내가 해석하는 소설은 이렇다.아마 이런 것들이 저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미국인들의 모습이라고 추측된다.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활달했던 시기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이런 모습이 됐으면 하는 바람일 수도 있겠다.평범한 사람들이 계산 없이 주고받는 호의..그것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사람을 흐뭇하게 한다.


성공적인 연기자가 이렇게 흡인력이 강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는 글을 쓸 수 있다니..불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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