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증식하는 이기적인 세포가 암이다.
통제되지 않으면 파국이다.
건강한 조직은 통제를 받아들이는 자유함 속에 있다.


몸 안에서는 유전자, 소기관, 세포들이 끊임없이 증식하고 있다. 이들을 제어하지 않으면 어느 하나가 몸을 장악해 버릴 수 있다. 제각기 이기적으로 행동하며 무한히 증식하려는 부분들과 몸의 필요는 서로 갈등을 빚고, 그런 갈등이 건강이나 질병, 혹은 진화에 얽힌 이야기를 만든다. 그 결말은 발명의어머니일 수도, 파멸의 서곡일 수도 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마구잡이로 분열하며 증식하는 세포, 아니면 거꾸로 적절한 시기나 장소에서 죽지 않는 세포를 상상해보라. 이런 세포들은 몸을 장악해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사실 암이 하는 행동이 바로 이것이다. 암세포는 규칙을 어기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개체의 필요를 외면하고 자신의 증식이나 죽음에만 전념한다.
암은 부분과 전체 (지금의 맥락에서는, 몸을 이루는 요소들과 몸그 자체) 사이에 빚어지는 본질적인 긴장 관계를 보여 준다. 만일부분들이 자신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행동하며 분별없이 분열한다면 몸은 파멸을 맞게 될 것이다. 암은 세포에 유전적 돌연변이가 쌓여 세포가 너무 빨리 증식하거나 죽어야 할 때 죽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다. 이에 몸은 면역 반응이나 방어 체계를 개발해제멋대로 행동하는 세포들을 제거한다. 이런 검문소나 방어 체계가 무너져 세포들이 통제를 벗어나 행동할 때 암은 치명적인병으로 변한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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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개의 세포가 달라붙고 소통하고 죽음을 조율하는 것이 인간의 몸이다. 우리 안에 우주가 담겨있다.

인간의 몸에는 거의 4조 개의 세포가 있다. 그 세포들이 모여 크기도, 모 양도, 몸에서의 위치도 다른 여러 기관을 형성한다. 심장이나 간 이나 장을 적절한 크기로 적절한 위치에 만들기 위해서는 증식 하고 죽는 데 규칙이 있어야 한다. 몸은 이런 조직화 덕분에 존재 할 수 있다. 세포는 혼자서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각 세포의 성장, 죽음, 활동은 기능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조절된다. 몸 안 의 세포들은 증식이 제한되고 적절한 시점에 죽는다. 이렇게 스스로를 희생함으로써 더 높은 선善, 즉 몸 전체의 원활한 기능에 기여한다.
한 특수한 분자 장치가 세포에게 서로 협력해 몸을 형성하 는 능력을 준다. 세포들은 서로 달라붙을 수 있어야 한다. 세포끼 리 정해진 방식으로 붙지 않으면 몸을 단단하게 유지하기 어렵 다. 예를 들어 피부 세포는 서로 달라붙어 층상 조직을 만들 수 있 는 특별한 기계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 조직에 독특한 질감을 주는 것은 세포가 생산하는 콜라겐과 케라틴 등의 단백질이다. 마지막으로, 몸 안의 세포들은 정보를 공유할 수단도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증식과 죽음, 그리고 유전자 발현을 조정할 수 없 기 때문이다. 그 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단백질이다. 다양한 단백 질이 세포에 메시지를 전달해 언제 어디서 분열하고, 죽고, 더 많 은 단백질을 분비할지 알린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유전 기구가 바로 5장에서 다룬 유 전자군이다. 그런 유전자군의 각 유전자는 서로 조금씩 다른 단 백질을 만든다. 예를 들어 캐더린cadherin (칼슘 의존성 접착calci-um-dependent adhesion의 줄임말로, ‘타입1 막관통단백질‘이라고도 부른 다옮긴이)이라는 단백질군은 100가지 세포에 존재하며 각각 피부, 신경, 뼈 등 특정 조직에 작용한다. 이 단백질군은 피부를 비롯한 각 조직에서 세포들을 붙이고, 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 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이 수단을 통해 세포들은 언제 분열하고, 언제 죽고, 언제 다른 단백질을 생산할지와 같은 정보를 서로 전달한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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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의 정의에 끝과 죽음이 들어가는 것은 의미가 있다. 만약 죽음이 없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개체를 넘어 모두에게 공유되는 것이다.

개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철학자들은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개체는 시작과 끝을 가지고 있고 탄생과 죽음이 있으며 번식할 수 있는 존재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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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으로 다른 섬에 사는 비슷한 모양의 도마뱀들보다 같은 섬에 사는 도마뱀들이 비슷하다.
디른 놈들이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며 달라지는 것이다.

윌리엄스의 지도를 받은 내 동료 조너선 로소스 Jonathan Logos는 이 도마뱀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로소스는 DNA 기법을이용해 다양한 섬에 사는 도마뱀들 사이의 유연관계를 조사했다. 여러분은 도마뱀의 해부학적 특징을 보고 이렇게 예상할지도 모른다. 수관에 사는 머리 큰 도마뱀은 다른 섬들에 사는 머리큰 도마뱀과 가장 가깝고, 마찬가지로 나무줄기에 사는 다리 짧은 도마뱀과 지표 가까이에 사는 다리 긴 도마뱀은 다른 섬들의그런 도마뱀들과 근연일 거라고. 하지만 로소스의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은 그것과 달랐다. 오히려 각 섬의 도마뱀들은 같은 섬에 사는 다른 도마뱀들과 가장 가까웠다. 섬마다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도마뱀 개체군이 살고, 도마뱀의 정착은 섬마다 따로 일어났다. 표류하던 도마뱀들이 언젠가 각 섬에 상륙했고, 각 섬의자손들이 새로운 서식지의 여러 환경 조건에 적응한 것이다. 각섬에서 도마뱀들이 지표, 나무줄기, 나뭇가지, 수관의 생활에 적응해 나간 과정은 다른 섬들과는 독립적으로 진행된 진화 실험이었던 셈이다.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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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둥이와 인간이 지능의 차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을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침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습과 기억의 열쇠를 쥔) 아크 단백질은 HIV 같은 바이러스 단백질과 사실상 동일한것이 확실했다. 게다가 두 분자는 행동하는 방식도 같아서 한 세포에서 다음 세포로 소량의 유전 물질을 운반했다. 앞서 보았듯이 신사이틴도 다른 형태로 HIV와 비슷하게 행동한다.
셰퍼드의 연구 팀은 유전학자들의 협조를 얻어 아크 DNA의 서열을 확인하고, 동물계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아크를 가진 또 다른 동물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아크 유전자의 서열과 동물계에서의 분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옛날에 일어난 감염의 전모가 드러났다. 육지에 사는 동물은 빠짐없이 아크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반면, 어류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 사실은 약3억 7500만 년 전 모든 육생 동물의 공통 조상의 게놈에 바이러스가 침입했음을 의미한다. 나는 최초로 감염된 생물은 틱타알릭의 가까운 사촌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 바이러스는 숙주에 침입하여 어떤 특수한 단백질, 즉 아크의 한 버전을 만들게 되었다. 원래 이 단백질이 하는 일은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세포로이동하며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바이러스가 물고기 게놈에 침입했을 때의 위치 때문에 뇌에서 발현되어 숙주의기억이 향상되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는 생물학적 재능을선물받은 셈이었다. 바이러스는 해킹되고 무력화되고 길들여져숙주의 뇌에서 새로운 기능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읽고 쓸 수 있는 것도, 삶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는 것도, 먼 옛날 물고기가 육지를 처음 밟았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 덕분이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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