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책상에 앉았다. 오전에 할 일이 몇가지 있는 마당에 한가하게 이러고 있으려니 등골이 쭈빗쭈빗 하다. 그래서 빨리 끝내야 한다. 오랜만이다. 이런 느낌. 


어제는 새벽까지 보관함에 책을 담고있는 나를 그냥 내버려두었다. 다 쓸데없는 짓이야, 하면서도 그러는 내가 싫지 않았다. 1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는 뻔한 거짓말과 2월을 엉망으로 보낸 게 분명하다는 뻔한 고백을, 이렇게 3월을 목전에 둔 마당에 하게 되다니. 그것도 시간 없어 죽겠는, 이 해가 중천인 아침에. 아무튼 오랜만인 건 맞다. 이런 걸 데자뷰라고 하던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그리고 남편도 사랑하고..아니 '사랑해야' 하는 일이 내게는 그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의 일환, 아니 전부나 다름없는 일이라니. 오늘 아침 문득 그걸 깨닫는다. 책상 앞에 앉고 보니 몰랐던 걸 알게 된다. 알면서도 모른 척 했든, 정말 몰랐든, 아니 어쩌면 잘못 알고 있든 간에, 책상 앞에 앉고 보니 안하던 생각을 하게 된다. 


영업을 두려워하지 말자.(와, 알라딘에서 느닷없이 영업이라니) 마음 편하게 먹는거다.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알고 있다. 지식이다. 제품 지식. 궁금한 거 물어보면 척척 막힘없이 알려주는 능력. 말을 잘하지 못하는 티가 안나려면 그렇게라도 노력해야 한다. 그 방면으로 공부도 하지 않고 일이 잘되기를 바란 건 아닌데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나는 그런 공짜인생을 산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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