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시렵다. 보일러를 아끼느라 오전부터 내내 틀지 않았더니 집안을 살살 걷기만 해도 바람이 인다.

출국을 곧 눈앞에 둔 그와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웠다.

어젯밤엔 브루투스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엄정화의 포이즌에 맞춰 같이 춤을 췄다. 엉망이었지만 낄낄 웃을 수 있어서 그 여세를 몰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또 그 여세를 못이겨 런던보이즈를 질리도록 넌더리나게.. 생각해보면 망령의 단계를 잘도 착착 밟아가는 것 같다. 원스텝투스텝쓰리스텝..

하루에 몇시간씩 잠을 꼬박꼬박 자고 있지만 깨어있을 때도 늘 현실은 꿈만 같다. 시간은 이렇게 멀건 영혼처럼 흘러가는데 나는 점점 사람이 그립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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