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이기적인가. 사람때문에 눈물이 나는 일이란. 힘든 하루를 보내고 이제 혼자만의 시간이다. 어젠 먼 길을 달려가 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따라왔고 그의 존재를 감추기 위해 아무 상관도 없는 음악을 틀었고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저절로 멍청해졌다. 놀라운 세상이 풍경 그 자체가 되어 초단위로 압도하지만 난 제법 의연하게 입술에 힘을 주어야 한다. 울먹임을 견뎌야만 그를 만날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임을 알기에 그래야 한다. 밤을 새워도 새벽을 맞이해도 밥을 못넘겨도 술이 눈물이 되어도 괜찮은 사람이 점점 되어간다. 너무 쉽게 괜찮은 사람이 되어간다. 내가 이렇게도 쉬운 인간이었던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를 수 없으니 인적없는 산자락의 다람쥐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날이 또한 오늘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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