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도 안온다. 천근만근 피곤해서 눈밑 다크서클이 선명하게 늘어졌건만 잠을 잘 수가 없다. 독서를 통한 수면요법도 막무가내로 안통한다. 내 일신상에 분명한 변화가 오긴 온 것이다. 그 생각만 하면 머리가 띠융~아득해지면서 관자놀이 쪽 혈액이 후두둑 소낙비처럼 전신을 훑는다. 뚜렷한 통증까지 동반하는 아주 제대로 된 심혈관계 증상인가. 아 차라리 누군가 탁 내 등짝을 후려쳐 줬음 좋겠다. 그렇게라도 해서 이 새로운 통증에 적응할 수만 있다면. 인생이 결코 축제도 아니고 큰일 날 소리를 한다고 해서 그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내 가슴에 대고 큰소리로, 큰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정신을 차려라. 그깟 잠이 대수냐. 먹는 시간도 아깝다. 너의 축제다, 네 인생의 축제다. 이토록 선명하게 코앞에 닥쳤으니 거부하지 말아라. 얼마만에 찾아온 두려움인지 안다면 끝까지 당당하게 받아라. 파도를 끝끝내 거칠게 넘어가서 그곳에 이르면 그때 몽땅 토할 수 있으리니. 가뿐하게 뇌를 비우는 쾌감만이 인생의 최종 기착지라는 어느 낡은 사기꾼의 유언을 받드는 시늉이라도 하고 싶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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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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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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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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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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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0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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