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가 찰 노릇이다. 도대체 어쩔려고 그랬던가. 쿵덕쿵덕 심장이 두방망이 세방망이 덜그럭댄다. 미쳤지 미쳤어. 땡을 쳤으면 쳤지 미를 쳐서는 안되는 거 아닌가. 그래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와서 되돌리자니 나의 이중성을 인정하는 꼴이긴 하지만 순간의 선택이 일신의 안전을 위협하는 꼬리표가 될 게 뻔한데 그 짓을 왜 하나. 롤러코스터의 스릴을 즐기기엔 기력이 아주아주 많이 딸린다는 걸 잘 알면서 스릴같은 소리 하고 앉았다가는 드릴처럼 휘몰아치는 돌풍 한방에 훅 갈수도 있다. 뭐니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라는 저렴한 모토앞에서도 맥을 못추는 나같은 인간이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이고 열정같은 소리도 그저 한철이라고 믿게 된 것도 인생 잘해 보자는 것에서 시작된 것이지 뭐가 있겠는가. 개학이 코앞이고 기억나지도 않는 밀린 일기를 써야할 처지에 필수도 아닌 선택과제를 만지작거리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언제 어떻게 폭탄이 될지 모르는데 귀찮은 일은 그냥 귀찮을 뿐 아무런 의미부여도 하지 말자. 지금은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니다. 비겁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되 용기를 낼 일은 따로 있다는 것도 꿋꿋하게 알아채자. 쓸데없이 미치고 싶지 않다면 땡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니 단호하게 땡을 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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