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게 옆길로 샜고 그게 또 공개 타이밍 놓치다보니 그냥 비공개로 냅두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지금 쓰는 페이퍼 역시도 허접하긴 마찬가진데 이것마저 비공개로 하면 더 우울할 거 같아 이대로 간다.
금요일 저녁이고 비가 추적추적 질리지도 않는지 잘도 내린다. 꿉꿉한 날씨의 연속에 세포들도 익숙해졌는지 그저 무감각하다. 보송보송한 건 바라지도 않고 이대로 쭉 불쾌하더라도 더러는 참을만도 한 것이다.
우울도 생물이라 치면 그동안 익숙하게 쳐들어왔던 전적을 고려해서 상습범 취급하면 된다. 한두번도 아닌데 니 안방이다 생각하고 실컷 놀다가렴. 뭐 이런 맘에 없는 소리를 지껄여 보는 것이다. 물론 눈치없이 몇날몇일을 한참을 디비져있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우당탕 소리내어 집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창문이 쩍 갈라질 정도로 화들짝 열거나 청소기를 이빠이 돌린다거나 쌓인 설거지를 냅다 깨부술듯이 그렇게 또 이빠이하게 싹싹 씻으면 된다. 그러고도 나갈 기미가 안보일 경우 직효가 될만한 결정적인 한방이 있는데 그건 비밀이다.
에라이 영차, 행동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