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거의 못잔 얼굴로 아침을 시작하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다리와 어깨와 목과 무릎과 손가락과 발가락이 매일 못생겨지고 있다. 슬픈 일이다. 살면 살수록,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사람은 어차피 슬플 일이 많기 마련인데 나는 이딴 걸로도 슬퍼하는 걸 보니 나약하고 비겁하고 한심한 것이 맞다. 자학이 여전히 저절로 되는 걸 보니 요며칠 반토막으로 살았던 일들도 어째 좀 의미있어지려 한다. 하지만 그래봤자다. 뇌를 거치기도 전에 가슴 속부터 사무쳐야 하는데 뇌를 거치는 순간 묵직한 돌덩이만 가슴에 얹히니 의미고 나발이고 없다. 내일도 비가 하루종일 온다는데 다행히 찢어진 우산은 아니지만 신고 나갈 신발이 고민이다. 모처럼(?) 사회적 인간이 되어야 하나. 좋은 표정을 지어야겠지. 좋은 얼굴만큼이나 좋은 표정도 쉬운 일이 아닌데. 심장을 꺼내서 안경을 닦듯 닦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7-04-06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07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8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9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