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좋아 저것 싫어 - 눈치 보지 않고 싫다고 말하는 행복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나이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나쁘게 말해 철부지이고 좋게 말해(어 어떻게 말해야 좋게 말하지?) 그래, 좋게 말해도 철부지인 그런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빛을 발한다. 가속화되는 것이다. 별로 없던 통찰이 점점 생기면서 나날이 깊어진달 수도 있고 일찌감치 예사롭지 않았던 감성이 갈수록 예사롭지 않게 되는 수도 있고 암튼, 점점점점 남달라지는 것이다. 나는 사노 요코가 그런 사람일 것만 같다.


이 책은 알라딘 '지인'이 보낸 선물이다. 받는 입장의 내가 마음의 짐이 전혀 없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부채감을 덜고자 내 이기심을 발동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나로선 이런 방식인 것이다. 짧은 인사를 뒤로 하고 돌아서면서도 내내 두고두고 마음 속에서는 이런 말이 맴을 도는 것이다. 언젠가 저도 당신에게 내 마음을 선물하는 날이 있을 겁니다, 라고.(아 이런 말 넘나 창피하고 오글거리지만)


사노 요코의 문장은 흔히들 즐겨쓰는 방식을 벗어나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껏 보아온 산문집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보통은 아무리 가볍고 사소한 소재일지라도 그걸 놓고 줄기차게 지지고 볶는 편 아닌가. 사노 요코의 글쓰기 방식(사유의 방식이겠지?)은 이런 면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세상 어디에 갖다놔도 점핑이 가능한 사람이 여깄구나. 어제는 고등랩퍼(고딩학생)들이 기존랩퍼들과 합작해서 부르는 노래를 우연히 들었는데, 사노 요코가 생각났다. 그녀의 산문 한꼭지를 가져와 조금 손을 보면 하나의 번듯한 랩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 뭐 그런 생각.   


더 쓰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쫓기면서 살아온지 꽤 되었지만 나름 좋다. 이건 싫고 저건 좋고 등등의 그런 기준이 생기는 것만 같다. 좋다. 좋고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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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0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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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6 1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