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았다.


다음은 에밀리 블란트와 컨디션의 대화.


야, 너, 거기, 잠시만.

왜.. 왜..?


날 언제까지 이렇게 둘래?

뭐를?


다 알아. 너 나 쳐다볼 때마다 기분 나빠하는 거.

아...


어제는 놀랬지? 내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네 마네 하는 영화에 나왔다는 거 알았을 때.

어, 좀 놀랬지. 그 코 풀던 맹한 여비서.


놀랄 만도 해. 그때 난 20대 초반의 신참이었고 주연으로 성장하기엔 지극히 평범한 얼굴인 거 인정.

그래서?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내가 드디어 정점을 찍기까지 어떤 세상을 통과해 왔는지 넌 모를 거야.

어, 완전히 모르진 않지. 음, 이를테면.. 성형?


.....(설마 동그랗게 눈을 치뜨고 양손 올리면서 으쓱 어깨짓을? 제발 좀 하지마..)

그렇구나..그럴 거야.


좋을대로 생각하셔. 성형은 배우에게 기본이야. 그게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는지 그걸 봐야 해.

그렇구만.. 뭐 그렇겠지.


그나저나 내 사진 언제까지 걸어둘 거야?

생각 중이야. 교체 타이밍 자꾸 놓치는데 나도 참 이해가 안돼.


왜 그래? 혹시 나 말고 마땅한 게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거야?

그건 아니지.


그럼 왜 그러는데. 니 말마따나 세상에 여배우가 쎄고 쎘다면서 왜 그러고 있는데..?

그러니까 내 말이.


아, 몰라몰라. 나 갈래.

간다고?


너처럼 밍기적거리는 인간 딱 질색이야.

응, 잘가.



에밀리 블란트는 휙 나가버리고 컨디션 혼자 남는다. 컨디션의 얼굴에 슬몃 미소가 번진다.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기분좋은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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