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월요일 아침. 시골의 어느 작은 우체국에서 편지봉투와 우표를 샀고 편지봉투에는 편지지를 넣고 겉봉에는 우표를 붙이고 그곳에 비치된 물풀로 봉투를 봉했다. 그렇게 편지를 부쳤다. 부침개 한 장을 부치는 것보다 열배의 공력을 들여 편지를 부쳤다. 벌써 열흘 전의 일이다. 그런데 그 편지가 도착했는지 아직 모른다. 9월 1일과 9월 4일자로 보내온 편지를 어제 한꺼번에 받긴 했는데, 그건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이 아니었다. 인터넷 편지조차(일명 전자우편) 출력 당일 바로 전달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그러니 손편지는 오죽 하겠나 싶지만 이건 이해의 차원을 넘어섰다고 본다. 국방부가 하는 일이 이런 것이다. 입이 써서 더이상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지만, 사단이 있고 연대가 있고 대대 중대 소대 분대까지 있다는(잘 모르고 하는 소리?) 철저한 위계집단이, 그런 엄중한 위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는 군대조직이, 사서함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소인 찍힌 우편물을 지난 시절의 파발마보다도 못한 취급을 한다는 건 납득이가 울고 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