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풀들은 모두 특보잡이다. 이 말장난을 내 식대로 밀어붙여 풀이까지 덧붙이자면,
개별적으로는 모두 `특별한` 존재이고, 대체적으로는 `보통의` 그린 계열이고, 결과적으로는 그냥저냥마냥의 `잡초` 라는 것.
그래서 그런가. 풀은 아름답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밑바닥 운운하면서 좀 그럴듯하게 그 아름다움의 내적 세계와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굳이 그럴 것까진..
폭염이 무슨 연재물처럼 이어지는 여름의 한폭판.
저렇듯 살겠다고, 그리하여 그러하다면, 저절로 되는 것처럼 보여도 좀처럼 저절로 되는 게 없는 것처럼, 저 풀들이 그러하다. 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맹위를 떨치는 풀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여름은 정말 기승전`풀`의 계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