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차바퀴에서 숲의 소리가 들려온다. 바람이 휘몰아치는 숲에서 나뭇잎들이 내는 소리. 작은 구슬 아이스크림들이 차가운 바닥으로 일제히 쏟아져내리는 소리.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사이로 새가 이리저리 날았다. 목소리가 노래할만한 상태는 아닌듯 했다. 굴러가긴 하지만 겨우 구른달까. 자갈밭을 달리는 작은 스쿠터 같았다. 싸락눈이 내리는 7월의 어느 일요일 저녁. 어깨를 넘어 팔꿈치와 손목까지 뻗어내린 통증을 이젠 받아들이다 못해 몰래 사귀게 되었다. 이런 날은 얼큰수제비가 어떨까. 아니지, 수제비라니. 너무 쉽잖아. 칼국수로 가자. 반죽의 질감을 제대로 느끼려면 수제비 뜨는 걸로는 부족해. 밀대로 넓고 얕게 펴는 거야. 그리고 둘둘 말아 칼로 착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