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건너뛰는 날이 있더라도 모든 날이 오늘 같기만을 바란다....라고 첫문장을 쓰고 나니 참, 배부른 생각이로구나. 하지만 난 이런 '배부른 생각'이 내 일상에 아무렇지 않게 포진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좋겠다..좋겠다...? 갑자기 '좆같다'로 고치고 싶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절대로 일어나선 안된다. 아니다. 그럴 일이 없다. 음, 이건 마치 의도한 바가 역력한 의식적 나레이션 아닌가.(비록 내가 쓴 것이긴 하지만) '그러지 않겠다'는 의지. 조작에 다름 아닌? 이런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의식라는 게 똥배나 주름살과 뭐가 다른가 싶다. 살면서 체득한 것이 있다면 고작 이런 것이지 싶고. 똥배나 주름살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조건이듯 결국 다를바 없다는 자각. 그렇다면 이런 식의 냉소와 자학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대답은 이렇다. 나쁘지 않다는 것. 이 말이 일면 성의없게 들린다면, 다시 말하겠다. 절대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하면 매우 좋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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