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반찬은 웬만한 여느 식당에서도 가능할지 모른다. 다만 나는 몇년, 아니 거의 십년만에 어쩔 줄 몰라했다. 좀 촌스럽게 굴었나? 속으로만 그랬어야 했나? 하지만 다시 되짚어 보아도 아무도 나를 그렇게 보진 않았던 것 같다. 다행이다. 오랜만의 낮술이었다(집이 아닌 식당이라 더더욱) 하지만 많이 마시진 못했다. 소주 겨우 두 잔? 이 정도로 뭔 낮술 운운이냐 할지도 모르지만 내게 특별했던 점심이었다. (운전때문에 술을 못마시는)  남편 몫까지 마셨다면 한 병쯤은  너끈히 비웠어야 하는데 낮술 전문 술꾼이 따로 있어서 그럴 기회가 없었다. 더구나 점심 이후에는 남편과 할 일이 있었다. 봄 뙤약볕(?) 아래 우비로 중무장을 한 상태로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니 술 마시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나는 갈수록 다리 힘이 풀렸다.(술 몇 잔 때문이었을까?) 암튼 틈 날때마다 주저앉았고 적당히 눈치봐가며 쉬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피곤하게 느껴졌다. 남편이 대놓고 혼자 일하다시피 한 건 아마도 이 날이 처음이지 싶다. 낮술은 역시 아무나 가능한 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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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7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7 21: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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