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이러고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즐겁다. 고요하게 위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그렇다고 고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고요하게 위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고요를 위장하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위장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힘이 내겐 없다. 비관이 아니다. 내 판단의 근거를 취약하거나 하잘것 없는 걸로 만들자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좋을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도 되는 상황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것이다. 일이란, 세상 어떤 일이든 모든 건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 누구의 강제된 지배나 사사로운 욕구에 이끌리지 않고 가장 선선하게, 가을바람처럼 쓸쓸하게, 봄바람을 모르는 듯 쓸쓸하게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게 힘들다면 노력을 해서라도 자연스러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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