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날에도 마음은 자란다
디지현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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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흔들리는 날에도 마음은 자란다>는 감정과 한자를 결합해 우리 마음의 흐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매 장마다 하나의 감정을 주제로 삼아 그 감정과 연결된 한자를 제시하고 그 글자의 기원과 변천 과정을 차분히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추억’이라는 한자는 ‘쫓을 追’와 ‘생각할 憶’이 합쳐진 것으로 추억이란 걸어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생각하는 것을 뜻합니다. 옛날의 행복했던 기억과 슬펐던 기억이 모여 하나의 추억이 되어 마음 깊이 자리하게 된다는 설명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이 단순히 현재의 나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 선조들 부터 쭉 느끼고 함께 해 온 감정들이라는 점을 알게 됩니다.


책 속에서는 ‘희망’, ‘분노’, ‘사랑’처럼 우리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감정부터 ‘연민’, ‘그리움’처럼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한자의 형태가 바뀌어 온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글자 속에 감정을 담아 전하려 했던 옛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언어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감정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저자의 글은 한자를 단순히 암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한 장면을 담은 그림처럼 바라보게 합니다. 덕분에 각 감정이 추상적인 개념에서 구체적인 이미지로 다가와 더 오래 기억됩니다. 감정의 뿌리를 언어 속에서 찾고 싶은 사람, 한자를 새롭게 배우고 싶은 사람,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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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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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석주명 박사는 일제강점기에 조선 나비 연구에 매달려 무려 75만 마리가 넘는 나비를 채집하고 분류한 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조선 나비의 계통 분류 체계를 정립했으며 제주도 방언 연구, 에스페란토 보급, 산악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기여했습니다. <나비박사 평전 석주명>은 그 올곧은 삶을 조명하며 잊혀진 그의 이야기를 다시 우리에게 전달해 줍니다.


석주명은 평생 약 75만 마리에 달하는 나비를 채집하고 측정하여 조선 나비 분류학의 기초를 완성한 곤충학자입니다. 그가 진행했던 ‘동종이명 말소 작업’은 당시 외국인 학자들이 같은 종을 다르게 분류했던 921개 항목 중 844개를 정정한 중요한 연구 성과였습니다. 그는 나비에 대한 학문적 열정만큼이나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제주도에 근무하면서 방언, 자연, 인문 자료를 조사해 ‘제주도 총서’ 6권을 남겼으며 에스페란토 보급 활동에도 힘썼습니다. 하지만 그는 1950년 술 취한 국군복을 입은 청년의 총에 희생당하며 42세라는 나이에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 배경 자료와 지도 한 다발만 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원고들을 그의 누이는 자신이 평생을 모아왔던 옷을 버리고 지킨 덕분에 그의 생애와 연구 사례가 기록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나비박사 평전 석주명>은 1985년 초판 이후 꾸준히 재출간하며 기억 속에서 잊힌 학자를 다시 불러옵니다. 이번 개정판에는 저자의 ‘취재 뒷이야기’가 새롭게 추가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읽다 보면 취재 과정의 어려움과 증언자의 증언이 함께 실려있기 때문에 평전으로서의 깊이를 더합니다. 이 책은 허망한 죽음 탓에 우리에게 잊혀진 석주명의 전기와 그의 분류학 이론, 채집 실험, 제주 연구, 국제 교류 등 그가 일한 구체적 장면과 성과를 우리에게 전달해 줍니다. 석주명과 그의 연구성과를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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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 원자 단위로 보는 과학과 예술의 결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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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은 우리가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색채, 향기, 촉감 같은 감각의 이면을 원자와 분자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책입니다. 저자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는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에서 재료과학을 가르치는 화학자로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서 사물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책은 이브 클랭의 푸른 안료에서 시작해 제프 쿤스의 금속 조각, 그리고 붉은 벨벳으로 끝나는 스물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 속 순간들이 어떻게 화학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우리에게 소개시켜줍니다.


저자의 글은 작품을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물리적·화학적 언어를 읽게 합니다. 은 입자의 산화, 금속 산화물의 색 변화, 안료의 미세 구조 같은 과학적 원리는 예술의 깊이를 더해주는 배경이 됩니다. 책 속에서 묘사되는 명화와 조각, 그리고 립스틱, 흑백사진, 커피잔 같은 사소한 물건들은 재료라는 매개를 통해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옵니다. 이를 따라 읽다 보면 과학 지식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감각의 세계를 확장하는 빛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과학을 예술의 보조 도구가 아닌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화학은 작품 속 숨은 이야기를 밝혀내고, 평범한 일상 속 사물들에도 의미를 더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재료 속의 시’는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시선입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무심히 지나쳤던 사물들이 조용히 빛을 머금고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며 일상의 모든 순간이 조금 더 특별하게 보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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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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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대인의 일상은 빠른 속도와 높은 기대 사이에서 불안을 느끼고 지치기 쉽습니다. 하루 종일 머릿속이 흐릿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 느낌, 아무리 일을 해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답답함은 흔한 경험입니다. <뇌가 지쳤을 뿐이에요>는 이런 상태의 원인을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 에너지의 고갈’에서 찾으며 누구나 느낄 법한 피로를 이해하고 다독여 줍니다. 수십만 년 전 선조의 뇌 구조 그대로 작동하는 우리 뇌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탓하기보다 현재 상태를 인정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합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1부에서는 우리가 왜 쉽게 지치고 집중이 어려우며 감정에 휘둘리는지를 신경과학적인 시선에서 알기 쉽게 풀어 줍니다. 우리의 뇌는 작은 오류나 메일 한 통에도 이를 ‘위협’으로 받아들여 감정 모드로 전환되면서 과열되어 쉽게 무너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어지는 2부는 ‘브레인 온!’이라고 부르는 작지만 실질적인 뇌 회복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업과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증된 간단한 루틴, 집중 회복 습관, 명상과 호흡법을 현실에 맞춰 실행 가능하게 구성한 점이 큰 장점입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리더가 팀원에게 어떻게 ‘뇌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 제안합니다. 더 이상 관리 중심의 리더가 아니라 사람의 내면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리더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업무와 일상 속에서 번아웃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부드러운 회복의 손길이 되어 줍니다. 나 자신을 자책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뇌 상태를 받아들이고 작은 훈련으로 다시 켜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줍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문장은 ‘뇌를 더 열심히 쓰는 것이 아니라 더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이라는 구절이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나도 ‘브레인 온!’ 상태를 다시 맞이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상에 작고 쉬운 뇌 훈련법 하나를 더해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다시 중심을 찾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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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트레일 1 - 걸음의 축제 세계 100대 트레일 1
박춘기 지음 / 진봄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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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트레일은 포장되지 않은 자연의 길을 의미하며 트레킹은 이러한 트레일 위를 걸으며 풍경과 사람, 문화를 만나는 여정입니다. <세계 100대 트레일 1>은 박춘기 대장이 17년 동안 걸으며 만난 세계 곳곳의 길을 담은 기록입니다. 그는 한때 문학청년이었고 바다를 누비던 스쿠버 다이버였지만, 마흔이 넘어 산과 길에 매료되었습니다. 이후 오랜 시간 그가 걸어온 길과 세계 여러 기관에서 선정한 트레일들을 종합해 ‘세계 100대 트레일’을 뽑았고, 이 책에서는 그중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네팔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비롯한 25곳의 길을 소개합니다.


책 속의 기록은 단순히 트레킹 과정만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각 길이 속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 국가적 배경부터, 예약 과정에서의 소소한 시행착오나 우연히 현지 트레킹 팀에 합류하게 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일화들이 곁들여집니다. 때로는 날씨와 지형의 변수로 인해 속도를 조절해야 하고,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길을 묻거나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여정을 이어갑니다. 동료들과의 식사, 힘든 하루 끝에 맞는 휴식, 길가에서 마주친 동물이나 식물 같은 작은 발견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저자가 하고 있는 트래킹에 빠져들게 됩니다. 또한 책에 함께 실려있는 사진들은 단순한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순간의 벅찬 감정을 담아내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는 동안 마치 배낭을 메고 그 길을 함께 걷는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줍니다.


<세계 100대 트레일 1>은 ‘길’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연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박 대장이 묵묵히 이어온 걸음은 독자에게 ‘트레킹’이라는 여행 방식을 새롭게 인식하게 합니다. 빠른 이동과 편리함에 익숙한 일상에서 발걸음으로만 완성되는 길의 매력과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 나도 이런 길 위에 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한두 곳쯤은 꼭 걸어보고 싶은 트레일이 마음속에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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