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민의 진화 - 최초의 이민부터 워킹 홀리데이까지 호주 이민사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민의 진화》는 150년에 걸친 호주 이민의 역사를 살펴보며 단순한 한 개인의 삶을 넘어, 전쟁, 경제적 어려움 같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이민의 의미와 양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시간 순으로 체계화해주는 책입니다.

책은 먼저 19세기 말 조선 말기, 생존을 위해 호주 골드러시를 찾아 뉴사우스웨일스주로 향했던 '존 코리아(John Corea)'의 사례로 문을 엽니다. 이어 일제강점기 백호주의 속에서도 멜버른대학교에 유학하며 입국신고서에 'Corea'를 당당히 기재했던 최초의 유학생 김호열의 행적을 추적합니다. 이처럼 본격적인 국가 간 수교가 이뤄지기 전부터 한국과 호주를 연결했던 선구자들의 삶을 통해 이민이 개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진화를 만들어낸 역사적 순간들을 포착합니다.

책은 시대가 변할수록 이민의 동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핵심적으로 탐구합니다. 세계화 이전, 존 코리아가 양털을 깎으며 광부로 일했던 시기는 가난을 피하고 생계를 위한 '생존 이주'였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백호주의 철폐와 2000년대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거치며 이민의 동기는 건강, 환경, 복지 등 ‘사람답게’, ‘나답게’ 살 수 있는 요인을 중점에 둔 '웰빙 이민’으로 진화합니다. 저자는 워홀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착한 남준의 케이스와, 한국으로 돌아온 로제의 케이스처럼, 개인의 판단과 환경이 이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석합니다.

《이민의 진화》는 이민이라는 현상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 세계화, 국제 이동, 그리고 정체성 문제를 포괄하는 복합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한국 근현대사와 이민사에 관심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동과 청년 세대의 미래, 정체성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현재의 삶과 사회를 재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