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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의 마음수업
정준영 지음 / 웨일북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현대인은 풍요 속에서도 빈곤함을 느끼며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불안해합니다. 관계는 가벼워지고 마음은 늘 무언가에 쫓기듯 헛헛함을 호소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붓다와의 마음수업》은 잃어버린 삶의 '깊이'를 되찾고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을 잡는 법을 안내합니다. 30년간 초기불교를 연구하고 수행해 온 저자는 2,500년 전 붓다의 가르침을 현대적인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고통을 억지로 없애려 애쓰는 대신 그것을 깊은 통찰로 전환하는 지혜를 전합니다.

이 책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하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무르는 연습에 있습니다. 저자는 미얀마에서의 치열했던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음이 먼 산속이나 특별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저자의 실제 수행 여정과 그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진솔하게 풀어내고, 2부에서는 붓다가 제시한 세 가지 훈련인 뿌리, 줄기, 열매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합니다. 탐욕,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세 가지 독이 어떻게 우리를 괴롭히는지 분석하고, 이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알아차림'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책은 고통이나 불안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치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행복은 불행을 조건으로 한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통해, 우리가 겪는 괴로움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분노를 가라앉히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나, 나를 사랑하고 용서하는 구체적인 수행법은 막연한 위로를 넘어 실질적인 마음 관리의 도구가 됩니다. 저자는 수행이 자신을 억지로 바꾸는 고행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며 나아가는 힘을 기르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결국 이 책은 멈추지 않는 생각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불교의 해결책입니다. 마음이 깊어질 때 비로소 평온이 찾아온다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진리를 통해, 독자들은 삶의 무게를 견디는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이 버겁게 느껴지는 직장인, 반복되는 감정 기복으로 힘들어하는 이들, 그리고 종교를 떠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모든 현대인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