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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혁 교수의 이야기 민사소송법 ㅣ 호문혁 교수의 이야기
호문혁 지음 / 베네딕션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실 민사소송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내가 그걸 할 일이 있을까?”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저 역시 법원은 뉴스 속 이야기처럼 느껴졌지, 제 삶과 직접 연결된 공간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고거래 사기, 계약 위반, 손해배상 문제처럼 예상하지 못한 분쟁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막상 문제가 생기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지고, 어려운 법률 용어와 절차 앞에서 괜히 겁부터 나기도 합니다.
《호문혁 교수의 이야기 민사소송법》은 이런 막연함을 조금씩 걷어내 주는 책입니다. 저자 호문혁 교수는 민사소송법이라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분야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냅니다. 민사소송법이 단순히 조문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가 실제로 어떻게 보호받는지를 보여주는 절차의 학문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읽다 보니 “아, 법원이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책은 실제 사건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소장을 제출하면 어떤 절차를 거쳐 재판이 진행되는지, 판결은 어떤 기준으로 내려지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특히 각 장마다 정리된 ‘용어 알기’와 ‘핵심 알기’ 코너는 법률 용어가 낯선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개념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며 점점 익숙해지는 구조입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절차의 ‘이유’를 함께 설명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절차가 필요한지, 그 배경에는 어떤 법적 원칙이 있는지를 차분히 짚어 줍니다. 예를 들어 소장을 받았을 때 왜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증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 속 인물의 경험을 통해 보여 주는데, 덕분에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괜히 겁부터 났던 법원의 모습이 조금은 구체적인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호문혁 교수의 이야기 민사소송법》은 법학 전공서라기보다는 시민을 위한 안내서에 가깝습니다. 법적 분쟁을 직접 겪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기본적인 절차를 알고 싶었던 저 같은 독자에게도 유익한 책입니다. 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어야 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민사소송이라는 낯선 단어가 조금은 덜 두렵게 느껴지길 바라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