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명애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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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휴가

이명애 쓰고 그림 / 모래알 출판

 

지금은 휴가 시즌입니다.

인스타에도 여기저기 휴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마 저희 가족처럼 많은 가정에서

휴가 대신 집콕을 선택하고 있을 텐데요.

워낙 시국이 엄중한 터라,

저희 부부는 백신을 맞았지만

아이들은 백신을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저희는 이번 휴가기간에도

집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신 책을 통해 휴가를 만끽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 책 <휴가>를 만난 거죠.

 

휴가는 글자 없는 그림책입니다.

둘째아이에게 줬더니 글자가 없다는 사실에

일단 아주 기뻐합니다. ^^

이야기는 두꺼운 털옷을 입은 것 같은

한 여인의 한숨에서 시작됩니다.

~~~

뭔가 삶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한숨이죠.

아이는 ~~”라고 한숨을 내쉬었는데

를 작게 말해서 안 적힌 거라고 하네요. ;;

그런데 이 털옷 같은 검은 뭉치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삼척이라는 휴가지에 도착할 때까지도

주인공은 온통 검은 뭉치에 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만나는 순간부터

검은 뭉치는 주인공으로부터 벗겨져 나가는데요.

 

검은 뭉치가 무엇인 거 같으냐고 하니

아이는 털옷인 것 같다고 합니다.

추운 곳에서 더운 바다로 여행을 와서

옷을 벗은 거라고 하네요.

엄마 생각엔 일상의 시름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여행지에 올 때까지도 다 벗어놓지 못한

일상의 시름들이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를 쫓아가면서

점점 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은 정답은 없는 법이니까요.

아이는 아이가 느끼는대로,

저는 제가 느끼는 대로 그림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가면 되겠죠? ^^

뒤이어 휴가철 바닷가의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작은아이가 바닷가의 모래를 워낙 안 좋아했던 터라

작은아이가 돌 무렵에 바닷가에 들른 후 지금까지

저희 가족은 아직 바닷가에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제법 극복을 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아이가 얼마나 바닷가에서 잘 놀지

테스트해보질 못하고 있네요. ㅜㅜ

아이도 바닷가 풍경이 계속되니

코로나19가 끝나면 꼭 바닷가에 가서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해보고 싶다며

이젠 모래 안 불편해할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를 치네요.

부디 올해 안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음 좋겠습니다. ㅜㅜ

그런데 주인공이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다시 고양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수많은 인파를 뚫고

주인공을 숲속으로 이끄는데요.

온통 푸르른 여름 숲속엔

작은 폭포와 물웅덩이가 펼쳐집니다.

그곳에서 고양이와 주인공은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리고 가방을 짊어진 주인공이 고양이를 바라봅니다.

어느덧 휴가가 끝난 모양이에요.

그리고 주인공의 몸 주변으로

다시 앞서의 검은 뭉치가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일상의 시름이 다시 시작된다는 신호가 아닐까요? ;;

시름에 반쯤 에워사인 주인공은 휴가지를 떠나고

고양이는 다시 시름을 가득 지고

막 휴가지에 도착한 누군가를 찾아갑니다.

그에게도 일상의 시름을 벗어놓고

휴가를 즐기게 해주기 위해 다가간 게 아닐까요? ^^

 

아이들의 휴가가 끝나갑니다.

학교는 진작 방학을 했고,

학원들의 짧은 일주일의 방학기간인 건데요.

아이들이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할머니 집에 후딱 다녀온 것 말곤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요.

그나마 베란다가 있는 아파트라서

베란다에 튜브 수영장을 만들어주고

거의 매일 물놀이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생각하기에도 이건 휴가는 아닌 것 같나 봅니다.

미안할 따름입니다.

 

일상의 시름을,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 대한 걱정을 훌훌 털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글자 없는 그림 책 <휴가>를 통해

마음속으로나마 휴가를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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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셋의 힘 4 : 일식 전사들 3부 셋의 힘 4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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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의 힘

WARRIORS 전사들

4. 일식 ECLIPSE

에린 헌터 /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출판

 

원래 판타지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해리포터 이후로는 거의 본 적이 없는 분야이기도 한데요.

 

우연히 에린헌터 작가그룹의 책들을

접한 이후로는 이 시리즈만큼은 눈길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한 번 읽고 나면 잊히지 않는

엄청난 흡입력을 자랑하는 시리즈들인 거죠.

 

[전사들] 시리즈는 <슈퍼에디션>

만나본 적이 있는데요.

방대한 스케일과 뛰어난 묘사력에

흠뻑 빠져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사들]은 현재 2부까지 완료되고

‘3. 셋의 힘편의 4번째

이야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바로 이번에 만나본 <4. 일식>인데요.

그나마 앞서 <슈퍼에디션>편을 읽었기에

기본적인 골격은 이해할 수 있어서

앞부분을 읽지 않았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처음부터 차례로 읽어간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이번 이야기는 고양이 종족들의 정신적 절대지주

별족에 대한 신뢰는 물론,

고양이 종족들의 룰에 대한 의심까지

근본적인 의문에 휩싸이는 시리즈입니다.

[전사들] 시리즈는 앞서 만나본

<슈퍼에디션>에도 그랬던 것처럼

책장을 넘기면 책날개 끝을

책갈피를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엽서가 포함돼 있더라고요.

워낙 책이 두껍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읽기는 결코 쉽지 않은 분량이라서

책갈피는 아주 잘 활용했습니다. ^^

강렬한 고양이의 눈빛이 매력적인 엽서는

아이가 냉큼 가져가 버렸고요. ^^;

 

아이에게 책을 읽어볼 건지 물어봤더니

너무 두꺼워서 사양하겠다고 하더라고요. ;;

ㅋㅋ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 책은

적어도 초등 고학년 수준의 책읽기가 가능한

친구들이 보는 게 좋을 것 같긴 합니다. ^^

내용 때문이라기보다는 워낙 분량이 많아서

어린 친구들이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요.

 

천둥족의 고양이 종족 중 세 마리의 어린 고양이,

라이언포와 홀리포, 그리고 앞을 못 보는 제이포

세 마리에게 주어진 무거운 예언과

이를 궁금해하면서도 버거워하는

세 마리 고양이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양이 종족들도 워낙 많고,

등장인물인 고양이들도 많아서

저처럼 시리즈의 중간부터 읽는 사람은

등장인물들이 낯설어 좀 더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책갈피와 엽서를 활용해

맨 앞에 배치돼 있는 등장인물 칸을

한 번씩 넘겨보면서 읽으면 좀 더 잘 이해가 되더라고요.

세 마리의 고양이에겐 주어진 예언은

너의 혈육의 혈육, 그 셋의 발에 힘이 깃들 것이다

라는 것이었는데요.

아직 정식 전사로 거듭나지도 못한 어린 고양이들에게

이 예언은 뭔가 새로운 두려움과 조바심,

외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아직 자신들의 힘에 대해,

운명에 대해 뚜렷이 알지 못하는

세 마리의 고양이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 비밀을 자신들만의 비밀로 간직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종족들과 다른 운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에

이질감과 외로움을 수시로 느끼게 되는 거죠.

이런 그들 앞에 어느 날 낯선 존재가 나타납니다.

솔이라 불리는 이 고양이는 천둥족에게 찾아와

해가 사라질 것이라는 엄청난 경고를 하게 되는데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 경고를 하고

솔이 떠난지 얼마 후,

천둥족에게는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칩니다.

바로 종족이었던 바람족이 그들을 공격했고,

뒤이어 강족까지 바람족에게 가세해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맙니다.

그리고 그 때!

솔이 예언했던 대로, 대낮에 태양이 사라집니다.

일식이 일어난 거죠.

모든 고양이들은 일제히 공포를 느끼고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마는데요.

 

도대체 왜 일식이 일어난 것이며,

솔은 어떻게 그 일을 예견했던 것일까요?

고양이족의 조상인 별족조차 그들에게

아무런 예고를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세 고양이는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솔을 찾아 나서고, 고양이 족의 운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궁으로 자꾸만 빠져 듭니다.

그렇게 <전사들 3부 셋의 힘 4. 일식>에서는

여러 의문들을 남긴 채,

제이포를 제외한 두 고양이와 친구 신더포가

정식 전사로 임명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는데요.

아직 의문에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라

저 역시 5권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게 됐네요. ;;

 

[전사들] 시리즈는 성인 소설로 넘어갈 준비가 된

초등 고학년 이상 청소년들이 읽어보기에

아주 좋은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빼어난 묘사로

엄청난 양의 글밥과 방대한 등장인물에 대한

부담감을 잊게 할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나

아이들의 읽기 업그레이드에 아주 제격인

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성인이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판타지 소설이기도 하고요.

 

해리 포터 이후로 가장 훌륭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책 소개가 결코 과언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저희 아이도 [전사들] 시리즈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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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벼락부자가 되다 호기심 대장 헨리 (출간 25주년 기념 리커버)
프란체스카 사이먼 지음, 토니 로스 그림, 홍연미 옮김 / 그린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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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RID HENRY

호기심 대장 헨리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

프란체스카 사이먼 글 / 토니 로스 그림

/ 홍연미 옮김 / 그린북 출판

 

Horrid Henry는 영어 원서 읽는 아이들이라면

모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도 워낙 유명한 시리즈죠.

얼리 챕터북부터 챕터북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수준별로 다양하게 출시된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탑 수준을 유지하는 시리즈입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워낙 나만의 기준이 명확한 저희 아이는

호리드 헨리 시리즈를 워낙 안 좋아했어요.

영어 책 책 읽기 수준으로는 이미

이 책들을 읽을 수준이 한참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몇 번을 권해 봤지만 요지부동!

사실 이런 독특한 아이만의 기준으로 책을 거부한 경우가

워낙 비일비재해서 별로 놀랍지도 않습니다. ;;

 

그래서 궁금했습니다.

영어로는 거부하던 책을 한글로 권해주면 어떨까?

간혹 영어로는 읽는데 한글로는 안 읽거나

한글로는 읽는데 영어로는 안 읽는 경우들이

저희 아는 종종 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호기심을 안고 만나본 책이 바로

[호기심 대장 헨리] 시리즈였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책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인데요.

내용을 보아하니 꼭 시리즈의 처음부터

차례대로 봐야 하는 건 아닌 것 같긴 합니다.

헨리가 주인공이지만 한 책 안에서도

여러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있거든요.

 

저희 아이가 처음 책을 봤을 땐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표지만 딱 봐도 일러스트가 익숙하니

에이 호리드 헨리잖아, 나 안 좋아한다니까!”

라고 거부를 했었는데

워낙 심심한 방학 동안이다 보니

글밥도 많지도 않고, 분량도 많지도 않으니

그냥 펼쳐 읽어보더라고요.

 

그러더니 책을 다 읽고 나서 하는 말이

엄마, 영어로는 재미가 없던데,

이거 한글로 읽으니 재미있다!”

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

역시 엄마 예상이 적중했습니다. ^^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아이가 워낙

갱지 느낌의 챕터북들을 싫어해서

호리드 헨리는 몇 편을 묶어 놓은 합본북으로

양장본을 굳이굳이 구해서 읽혀 준 적도 있는데 ㅋㅋ

번역을 해주신 홍연미 번역가님의 능력인 걸까요? ^^;;

 

도무지 아이의 기준을 알 수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니 그저 감사한 걸로요. ;;

 

<호기심 대장 헨리,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 편은

 네 가지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는데요.

헨리의 특징과 개성이 각 에피소드마다

워낙 잘 드러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말썽대장 헨리, 가출소동인데요.

헨리는 소위 말하는 사고뭉치입니다.

불행하게도 동생 피터는 정반대라서

언제나 비교대상이 되기도 하고요. ㅜㅜ

그러니 헨리가 동생을 미워하는 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거겠죠?

그러다 결국 가출을 감행하고 말지만

아버지가 만들어주시는 펜 케이크 냄새에

그만 가출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나도 동생이 귀찮고 싫을 때도 있지만 헨리만큼은 아니야!”

라고 말해주었는데요.

헨리 시리즈의 효과는 이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이 한 번쯤은 상상해봤음 직한

사고들을 직접 치는 헨리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또 나는 그래도 헨리보다는 낫구나!

스스로 위안도 하고요. ;;

그런 맥락에서 책의 제목으로도 선정된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에피소드 역시

저희 아이에겐 무척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용돈을 알뜰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헨리는

가지고 있던 물건을 팔아서

더 많은 돈을 벌 계획을 세우는데요.

부모님 허락 없이 부모님의 물건까지 내다파는 건 기본,

결정적으로 동생까지 친구에게 팔아버리는 거죠. ;;

저희 아이도 벼룩 시장은 열어보고 싶긴 하지만

동생은 절대로 팔지 않을 거라며

헨리가 너무 한 거 같다며 흉을 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화가 날 때면 동생을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하는

따님은 다른 분인가 봅니다. ;;

그래도 뭐 쓰레기통엔 버리더라도 베란다까지만 내놓고

집 밖에 내다 버리진 말라는 말은 꼭 덧붙이는 걸로

그나마 동생을 아주 미워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야 하려나요. ;;

 

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더니

Horrid Henry는 읽을 생각이 여전히 없지만

[호기심 대장 헨리]는 읽어보고 싶다며

나머지 시리즈도 구해달라고 하네요. ^^

 

[호기심 대장 헨리]는 워낙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유쾌하고 기발한 에피소드로

초등 저학년에서 중학년까지

친구들이 부담 없이 글밥책에 적응도 하고

타산지석의 교훈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딱 좋은 시리즈가 돼 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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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가 있다고? - 세계 지리 문화 이야기 파랑새 영어덜트 3
서해경 지음, 비올라 그림, 류재명 감수 / 파랑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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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가 있다고?

세계 지리 문화 이야기

글 서해경 / 파랑새 출판 /

추천·감수 류재명(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책 제목을 볼 때부터 강하게

끌리는 책들이 있죠.

이 책의 소개를 보는 순간이 딱 그랬습니다.

<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가 있다고?>라는

책 소개를 보는 순간이 딱 그랬습니다. ^^

 

표준 시간이 아홉 개나 된다면,

짐작이 가는 나라가 딱 떠오르긴 하죠.

여간 넓지 않고서야 표준시가 9개가 되긴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책의 제목이 던지는 질문보다

세계지리와 문화를 스토리로 어떻게 풀어냈을지가

더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책 소개가 정말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책을 펴는 순간 그야말로 술술~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책을 읽어냈습니다.

 

상황 설정이 특이하거나, 독특한 게 아니라

작가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 자체가

탁월한 천상 이야기꾼이었습니다.

 

지리를 이야기하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냐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창시절 한국사, 세계사,

세계사, 세계지리를 그나마 조금 좋아한 편이었지만

저 같은 경우조차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골치 아프고요. 외울 건 많고요.

근데 안 중요한 과목이니 ;;

다들 머리가 아프기만 하다고 투덜대기 바빴죠.

요즘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은 저희 때보다

더 바쁜 아이들이니까요.

 

그런 바쁜 아이들에게 세계 각국의

지리와 문화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들려주려면

이야기가 일다 재미있지 않으면

일단 외면을 당하고 말 테니까요.

 

책은 몽골에서 시작해서, 볼리비아에 이르기까지

11개 나라를 여행했던 허풍선이란 인물의

여행담을 허풍선 본인이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처음 몽골 이야기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몽골은 낯설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막 참신하게 느껴지진 않았는데요.

    

풍선의 여행이 제게는 낯선

저 멀리 칠레로 이어지는 순간부터

점점 더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칠레 와인이 가성비가 좋다는 얘긴

와인 문외한인 저도 많이 들어봤는데요.

 

칠레의 북쪽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그 유명한 아타카마 사막,

그리고 동쪽은 세계에서 가장 긴 안데스 산맥,

남쪽은 남극과 연결되고요.

서쪽은 태평양에 면해 있습니다.

그러니 병충해에 시달리지 않아

건강하고 질 좋은 포도가 생산된다는 거죠.

 

머릿속에서 따로따로 분리돼 있던

칠레에 대한 배경지식들이

포도주 하나로 새롭게, 그리고 선명하게~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답니다. ^^

이런 느낌을 싱가포르 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확실히 느끼게 됐는데요.

싱가포르의 발전상이나,

싱가포르의 테형과 같은 엄격한 법률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유명한 터라 많은 이들이 알고 있죠.


그런데 그토록 엄격한 법률을 적용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 말레이, 인도, 아랍 등의

다민족들이 서울보다 조금 클 뿐인

도시국가에 촘촘히 모여 살아가고 있으니

민족 간, 종교 간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법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통치자의 성향 등 추가적 요인이 많겠지만;;)

이런 도시 국가 싱가포르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니

오늘날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싱가포르만의 사회규범들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

미처 몰랐던 싱가포르의 다인종, 다종교 문화 상황을

좀 더 잘 알게 되기도 했답니다. ^^

책 제목에 언급된

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

역시 러시아였습니다.

워낙 동서로 길게 퍼져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를 자랑하는 국가이니

이런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예전에 큰오빠가 러시아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의 기억이 납니다.

당시가 소련 해체 무렵이었던 터라

국제 전화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

러시아 시베리아 송유관에 뭔가 사고가 터져

아버지가 정말 애타게 국제 전화를 계속 연결한 끝에

큰오빠와 연결이 됐을 때,

큰오빠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아버지, 시베리아는 모스크바보다

한국이랑 더 가까워요. 아버지는 괜찮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신의 무사함을 그렇게 표현했던 거죠.^^

그만큼 우리 가족은 러시아의 국토크기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안 돼 있었던 거고요. ^^

끝으로 책 말미에는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얼음이 많은 곳에서 얼음집을 짓고,

소금이 많은 곳에서 소금 집을 짓고,

나무가 많은 곳에서 나무집을 짓는 건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

지리와 문화는, 연결되어 있잖아.”

 

제가 학창시절에 노력대비 암기과목을

조금 잘할 수 있었던 비결도

아마 그런 맥락을 저도 모르게 익히고 있었던

까닭인 것 같은데요.

시험 기간이 되면 세계지도 하나를 그려놓고,

세계사와 세계지리, 한국사와 한국지리는 기본

가끔 도덕과 사회문화는 물론, 지구과학이나 생물까지도

여러 과목들을 한꺼번에 설명하고 공부하던 버릇이 있었거든요.

 

<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가 있다고?>

읽고 난다면 세계지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독립적인 분야라기보다는 익히 우리가 알고 있던

여러 배경 지식 속 정보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아이들이 낯선 세계지리나 세계문화를 공부하는

시선이 좀 더 색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여름 방학,

<아홉 개의 시간이 흐르는 나라가 있다고?>를 통해

초등 고학년이나 중등과정의 청소년들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이야기책을 읽는 가벼움으로

세계지리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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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말고 주식 사 주세요! - 어린이를 위한 착하고 바른 투자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소이언 지음, 우지현 그림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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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착하고 바른 투자

장난감 말고 주식 사 주세요!

소이언 지음 / 우지현그림 / 우리학교 출판

 

요즘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책들이

많이 출판이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어린이 경제책들에 관심이 많은데요.

왜냐하면 제가 경제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요즘은 정말 누구나 다 한다는 주식도

저는 계좌 하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주린이입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는 주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엄마와 달리 아빠는 주식투자를 하거든요.

그것도 소일거리로 하는 수준은 좀 넘어선

제법 진심으로 주식 투자를 하기 때문에

아빠의 컴퓨터 대형 화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래프를

종종 봐왔던 터라, 늘 궁금해하곤 했는데요.

 

아이들 아빠는 아직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설명해야할 게 너무 많다며

나중에 좀 더 크면 알려주겠다며

아이의 관심과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않더라고요. ;;

 

그래서 엄마가 나섰습니다! 엄마도 주식은 모르니,

책을 통해서라도 아이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로 말이죠. ;;

바로 이 책 <장난감 말고 주식 사 주세요!>

아이에게 선물해줬답니다. ^^

 

책을 쓴 소이언 작가님의 전작 중

<공정 : 내가 케이크를 나눈다면>을 읽고

주변 지인 자녀들에게 선물을 했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들었던 터라

어려운 내용도 워낙 잘 풀어 설명했겠구나!

믿음이 가기도 했거든요.

    

원래 경제 책은 엄마가 보라고 해야 보던 아이지만

책 제목에 주식이 들어가니 평소 궁금했던 분야라

역시! 아이가 다른 경제 책들과 달리 아주

흔쾌히 책을 읽기 시작하더라고요. ^^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눈높이 설명을 위해 아이들 용돈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본격적인 주식 이야기를 거쳐

올바른 투자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가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저는 아이에게 아직 정기적인 용돈을 주진 않는데요.

올해 기본적인 경제교육을 시킨 후

내년쯤부터 정기적인 용돈을 줄 계획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책을 읽다가 말고

엄마, 내 통장 좀 보여줘!”라며 달려오더라고요. ;;

엄마아빠가 할머니들이 주신 용돈을

혹시나 중간에서 스윽~ 하지 않았나 의심하는 거죠. ;;

저는 결백하기에! 조만간 은행에 가서

아이들 통장 정리를 한 번 해주기로 했답니다. ^^

저희 아이는 일단 현재까진

다른 초등학생들과 달리 돈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본인 수중에 들어간 돈은

좀처럼 쓰려고 하지 않거든요. ;;

그 마인드 하나만큼은 높이 사주고 있습니다. ^^

통장에 넣지 않은 돈도 십만 원이 넘게 있는데도

편의점에 가서 물건 하나를 살 때도

무조건 엄마한테 사달라고 떼를 쓰는데요.

내년에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면

그 때는 무조건 본인 용돈에서 해결하도록

시켜볼 생각입니다. ^^

과연 돈을 모으고 싶은 욕구가 이길지,

군것질 하고 싶은 욕구가 이길지,

저도 꽤나 궁금하답니다. ^^

    

이렇게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용돈 이야기를 통해 수입과 지출, 그리고 투자에 대해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풀어 설명한 이후

책은 본격적으로 주식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는데요.

저희 아이는 아직 주식이 없는 터라

책에서 어린이도 주식을 가질 수 있다니

본인도 당장 주식을 사고 싶다고 아빠를 졸랐는데요.

아이들 아빠가 아이가 읽는 책 제목을 보더니

다이소나 문방구 같은 곳에 가서

동생만 장난감을 사고,

큰아이가 참는 걸 다섯 번을 하면

주식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요. ;;

워낙 모든 제안들에 딜을 꼭 거는 아이라서

다섯 번을 세 번으로 조정해 내더라고요. ;;

과연 아이는 조만간 본인 명의의 주식을 가질 수 있을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

또 이 책은 단순히 주식이 무엇인지만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주식회사라는 개념 자체가 생겨나게 된

과거의 역사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하는데요.

과거의 원형에 가까워질수록

주식회사의 개념이 더욱 선명해질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역사도 배우고,

주식회사에 대한 개념도 이해시키는 데는

이게 진짜 딱이었겠구나!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

 

저희 아이는 동인도회사를 예로 든

주식회사의 역사를 보면서

역사책에서 읽었던 일본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모델로 삼았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나 보더라고요. ;;

영어 유치원 출신이다 보니,

담임 선생님들의 영향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대한 막연한 동경과 애정이 있던 터라,

영국도 일본만큼이나 나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아이에겐 충격이었던 거죠. ;;

앞으로 ㅋㅋ 세계사 공부도 시작하면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

어두운 이면도 조금씩 더 알아가게 되겠죠. ;;

<장난감 말고 주식 사 주세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궁금해요라는 코너를 통해

앞서 소개된 내용들 중

아이들에게 보다 자세히 설명할 내용들을

한 번 더 정리해주고 있는데요.

저희 아이가 가장 열렬히 관심을 가진

궁금해요는 당연히 주식 거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었습니다. ^^

엄마가 주식 거래를 잘 모른다고 했더니

아이가 흥분을 하며 책을 들고 와서

어찌나 상세히 주식 거래 방법을 설명하던지요.

분명 조만간 아이 이름의 주식계좌가 생기겠다 싶었답니다. ;;

마지막 3장에선 올바른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하고 있는데요.

특히 철학과 출신의 작가님답게

착한 투자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고 설명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들 중에 주식거래를 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대화 중에 주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일 겁니다.

그런 경우 저희 아빠처럼

애들은 몰라도 돼라거나, ‘나중에 더 크면 알려줄게

등등의 말로 미루지 마시고,

이 책 <장난감 말고 주식 사 주세요!>

아이에게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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