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이명애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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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이명애 쓰고 그림 / 모래알 출판

 

지금은 휴가 시즌입니다.

인스타에도 여기저기 휴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마 저희 가족처럼 많은 가정에서

휴가 대신 집콕을 선택하고 있을 텐데요.

워낙 시국이 엄중한 터라,

저희 부부는 백신을 맞았지만

아이들은 백신을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저희는 이번 휴가기간에도

집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신 책을 통해 휴가를 만끽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 책 <휴가>를 만난 거죠.

 

휴가는 글자 없는 그림책입니다.

둘째아이에게 줬더니 글자가 없다는 사실에

일단 아주 기뻐합니다. ^^

이야기는 두꺼운 털옷을 입은 것 같은

한 여인의 한숨에서 시작됩니다.

~~~

뭔가 삶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한숨이죠.

아이는 ~~”라고 한숨을 내쉬었는데

를 작게 말해서 안 적힌 거라고 하네요. ;;

그런데 이 털옷 같은 검은 뭉치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삼척이라는 휴가지에 도착할 때까지도

주인공은 온통 검은 뭉치에 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만나는 순간부터

검은 뭉치는 주인공으로부터 벗겨져 나가는데요.

 

검은 뭉치가 무엇인 거 같으냐고 하니

아이는 털옷인 것 같다고 합니다.

추운 곳에서 더운 바다로 여행을 와서

옷을 벗은 거라고 하네요.

엄마 생각엔 일상의 시름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여행지에 올 때까지도 다 벗어놓지 못한

일상의 시름들이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를 쫓아가면서

점점 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은 정답은 없는 법이니까요.

아이는 아이가 느끼는대로,

저는 제가 느끼는 대로 그림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가면 되겠죠? ^^

뒤이어 휴가철 바닷가의 풍경이 펼쳐지는데요.

작은아이가 바닷가의 모래를 워낙 안 좋아했던 터라

작은아이가 돌 무렵에 바닷가에 들른 후 지금까지

저희 가족은 아직 바닷가에서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습니다.

요즘은 그래도 제법 극복을 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아이가 얼마나 바닷가에서 잘 놀지

테스트해보질 못하고 있네요. ㅜㅜ

아이도 바닷가 풍경이 계속되니

코로나19가 끝나면 꼭 바닷가에 가서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해보고 싶다며

이젠 모래 안 불편해할 수 있을 거라고

큰소리를 치네요.

부디 올해 안에 그 꿈을

이룰 수 있음 좋겠습니다. ㅜㅜ

그런데 주인공이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다시 고양이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수많은 인파를 뚫고

주인공을 숲속으로 이끄는데요.

온통 푸르른 여름 숲속엔

작은 폭포와 물웅덩이가 펼쳐집니다.

그곳에서 고양이와 주인공은

둘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리고 가방을 짊어진 주인공이 고양이를 바라봅니다.

어느덧 휴가가 끝난 모양이에요.

그리고 주인공의 몸 주변으로

다시 앞서의 검은 뭉치가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일상의 시름이 다시 시작된다는 신호가 아닐까요? ;;

시름에 반쯤 에워사인 주인공은 휴가지를 떠나고

고양이는 다시 시름을 가득 지고

막 휴가지에 도착한 누군가를 찾아갑니다.

그에게도 일상의 시름을 벗어놓고

휴가를 즐기게 해주기 위해 다가간 게 아닐까요? ^^

 

아이들의 휴가가 끝나갑니다.

학교는 진작 방학을 했고,

학원들의 짧은 일주일의 방학기간인 건데요.

아이들이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할머니 집에 후딱 다녀온 것 말곤

아무 것도 한 게 없다고요.

그나마 베란다가 있는 아파트라서

베란다에 튜브 수영장을 만들어주고

거의 매일 물놀이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생각하기에도 이건 휴가는 아닌 것 같나 봅니다.

미안할 따름입니다.

 

일상의 시름을,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 대한 걱정을 훌훌 털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글자 없는 그림 책 <휴가>를 통해

마음속으로나마 휴가를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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