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의: 반어법이 있을수도 있음

*판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이글은 고양이가 쓴 것입니다.





1

 2016년, 병신년이자 레이디가카 즉위3년. 대한민국은 진정한 국가의 질서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불충한 역당의 무리가 있어, 감히 각하의 치세를 부정하고 비웃는 패관소설이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제목은 <리틀 브라더>이며, 작가는 캐나다 출신의 양인 코리 닥터로우이다. 여러 불순세력들(주로 트잉여)들의 말과 달리, 이 책은 결코!절대로! 현실을 다루고 있지 않다. 만약 당신이 현실의 대한민국에서 이 책과 같은 상황을 보았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착각이다. 그러니 어서 모피어스의 파란약을 복용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하는 애국보수의 품으로 돌아가시라.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나도 행복한 사회이다. 일례로,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의 비율이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취업을 할 가능성이 있는 청년의 비율이 역대 최고라는 것이 아닌가?(취업을 하려면 실업부터 해야지!) 우리는 항상 '물이 반이나 남았네'하는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시대를 살고 있다. 국정원은 종북IS세력을 찾아내기 위해 각종 게시판의 댓글창을 주시하고 있으며, 신속한 테러행위 방지를 위하여 영장없이도 통신정보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 이 얼마나 마음든든한 사회란 말인가? 가톨릭의 교종이 종북좌파이고, 천조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들 역시 공공연하게 자신이 종북좌파임을 드러내는 이 시대에, 우리 대한민국이야말로 진정 자유세계의 등불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리틀 브라더>는 모범적인 시민들을 선동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눈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못된 범죄소설이다. 이들은 모든 형태의 권력을 조롱한다. 또한 국가의 감시망을 무력화하고, 자유라는 미명하에 방종을 일삼는다. 아,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소설인가? 요즘같은 자유로운 태평성대에 이런 책을 출간하다니, 출판사의 정신상태도 의심해 볼 만 하다. 나는 대외적으로는 이 소설이 거짓 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국씨 성을 가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

2
 
 나는 소설 속 마커스가 아니다. 파이썬이고 뭐고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높은 보안등급은 크롬 시크릿모드이고, 보안이라고는 유료 백신으로 실시간감시를 하는 것 밖에 모른다. 그렇기때문에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글을 쓰면서 자기검열을 하고는 한다. 사실 국정원이나 경찰이 내 아이디를 들여다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바쁜데, 별볼일 없는 인터넷 글쟁이에게 무슨 관심을 가지겠나?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두려움은 불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국가는 그 불안을 이용해서 수 많은 개인들을 통제하려고 한다. 즉, 쪼는 순간 지는 게임인 것이다. 만약 당신이 국가권력에 쫄기 싫다면 <리틀 브라더>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17세 소년의 저항을 통해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리틀 브라더>를 읽는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마커스와 같은 능력을 얻을 수는 없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자유를 쟁취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자유를 얻는데 마커스가 이용한 방법만 있는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자유를 쟁취하면 된다. 광장에서 정치적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지인들과 토론을 할 수도 있다. 그럼으로써 아직까지 남아있는 한국의 정치제도를 발판 삼아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중 대다수는 마커스와 같은 능력을 지니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의 악당들도 소설 속 악당과 같은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실의 악당들은 대체로 바보같고, 가끔 발이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그들은 윽박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의외로 겁이 많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 사회에 공포를 주입하고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그러니 겁먹지 말자. 우리가 겁을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악당들이 우리를 무서워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3-2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버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군요. ^^

Postumus 2016-03-28 18:41   좋아요 0 | URL
요즘 고양이들이 글을 많이 쓰더라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