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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잘살고,
안전하고,
전혀
병을 앓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늙는다는
것과 욕정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p333)
아,
이
얼마나
멋진
신세계인가!
현생
인류가 고뇌하던 많은 것들이 해결된 먼 훗날의 세계.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을
추구하는 세계국의 최상위 계층,
알파로
살아간다면 더 없이 좋으리라.
여성은
더 이상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적절한 시간의 노동 이후 끝없는 쾌락을 경험할 수 있으며 정서적 피로함이 몰려오면
‘소마’를
먹어 마음의 안정을 느낄 수 있다.
세계국의
최하위 계층 엡실론,
그들의
삶도 결코 불행하지 않으리.
필요하지
않으니까 주어지지도 않는(p47)
이성이
없기에 일평생 노예처럼 일만하겠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포드
님의 T형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시기(1908년)를
…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기원으로 결정했다.”
(p99)
자연도,
예술도,
책도,
종교도,
역사도,
이
모든 것이 없지만 세계국의 사람들은 행복하다.
과학의
찬란한 발전을 찬양하며 십자가 대신 포드를 섬기는 그들은,
인공
부화기에서 태어나 철저히 세뇌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
아니,
그들을
사람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복은 진실 된 것일까?
야만인
보호구역을 구경하고 싶은 여자 레니나,
사회에
융합되지 못하고 겉도는 남자 버나드.
어울리지
않는 두 조합의 남녀가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휴가를 떠나 린다와 존을 만나 대칭되는 두 세계를 보여준다.
‘모성’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기에 아이에게 젖을 주는 모습에 극력한 혐오를 느끼는 레니나는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은 작가가 이 작품을 쓴 1932년,
아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대체적으로 통념되는 세상이다.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이 작품의 시대를 600년
후로 설정했으니 지금 우리로부터는 500년
후의 세상일 것이다.
“여러분은
자유롭고 인간다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까?”
(p323)
젊었을
적,
사고로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살게 된 린다는 자신이 살았던 세계를 한 없이 동경하지만,
그녀의
아들 존은 정작 멋진 신세계에서 엄청난 회의를 느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사랑하는 젊은 청년에게 이 세계는 기괴할 뿐이다.
린다의
죽음에 슬퍼하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간의 신의도 없는,
한
없이 자유로워 보이지만 철저히 통제되는 삶을 사는 그들에게,
존은
처절하게 외친다.
소마로
억지 행복을 사면서도 이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안타까운 가.
불행
없는 행복이 정녕 행복인가?
사실
잘 모르겠다.
‘자유’라는
개념을 알기에 불행한 인생,
철저히
계획되었기에 불행을 알지 못하는 인생.
꼭
후자가 잘못된 삶이라 말할 순 없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백치의 상태라면 오히려 삶의 고뇌가 줄어들지 않는가.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
“사실상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셈이군요.”
(p342)
이
세계는 그저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갈등과 전쟁을 거쳐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최적화된 상태의 세계다.
그런데
‘야만인’
존이
바라는 세상은 그들이 보기에 불행의 늪에 스스로 빠져드는 것과 같다.
서부
유럽 주재 세계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와 야만인 존의 대담은 이상적인 유토피아가 어떤 곳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한다.
지금의
우리는 안락함을 바란다.
그런데
안락한 세상을 경험한 존은 이 세계가 잘못되었다 말한다.
가장
부정적인 암흑세계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표작인 『멋진
신세계』가
말하는 세상은 참 살맛나는 재미가 없어 보이면서도,
생각보다
살만해 보인다 느껴지는 건,
내가
너무 이 세상에 지쳤기 때문일까.
불행하다
고뇌할 수 있는 이 세계에 감사해야 하는걸까,
잠시
혼란이 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멋진 신세계는 어떤 세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