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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 ㅣ 법의학 교실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7월
평점 :

네이버
독서 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되어 지원받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 첫 번째 도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입니다.
“당신,
시신은
좋아합니까?”
(p7)
세상천지
시신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이는
연수의 마코토가 법의학교실에 들어섰을 때 받은 첫 질문이었다.
‘부검의’로
명성 높은 미쓰자키 교수는 법의학자로 시신을 부검해 그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찾는 걸 사명으로 여긴다.
이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하더라도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죽은
자의 신체에 또 다시 칼을 들이대는 것,
그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의료 미스터리 소설『히포크라테스
선서』에서는
법의학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밝힌다.
터무니없는
예산으로 인해 묻히는 수많은 죽음,
망자의
안식을 위해 부검을 꺼리는 유족들.
부검의
필요성을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기에 조금은 불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거짓말을
제외한 모든 말.
살아있는
인간은 거짓말을 하지만 시신은 오로지 진실만을 말하지.”
(p317)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부검의는
시신을 통해 망자가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실을 밝혀야한다.
그
진실이 꼭 남겨진 이들에게 이득이 되는 건가,
이
부분에 대해선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마코토가
처음 부검에 참여한 동사 사건.
만취로
인해 동사했다는 것이 경찰의 소견이었으나 부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되었을 때,
악인을
단죄했다는 통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맴돌았다.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어 침통한 유족들에게 거짓말까지 해서 시체를 빼돌리는 긴박한 상황에서,
왜
죽었는지를 아는 것이 누군가를 위한 것인가 의구심이 들었다.
법의학은
살아 있는 이도 구할 수 있다(p143).
실제로
미쓰자키 교수에 의해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해 억울한 누명을 쓸 위기에 처한 한 남자를 구했다.
그런데,
이것이
소설이기에 망정이지 실제로 내게 저런 일이 일어난다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망자의
원을 풀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시신이라도
온전히 보전해주고 싶은 유족들의 마음으로 더 마음이 쏠려서 그런걸까.
무엇보다
부검 이후 시신에 대한 마땅한 예우를 하지 않는 점을 생각한다면 부검을 거부하는 유족들의 마음이 십분 이해간다.
‘나는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만 할 것이고 해가 되거나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어느 집에 들어가든 오로지 환자의 이익만 생각하며 어떤 의도적인 비행이나 해악은 범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선서를 실천해 나가는 한 나는 나의 삶과 의술을 향유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선서를 어기는 순간 그 반대 운명에 치닫게 될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초짜
의사였던 마코토는 법의학교실에서 미쓰자키 교수와 캐시 조교수를 만나며 진정 이 선서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미쓰자키가
아니었다면 묻혔을 다섯 구의 시신,
별개의
사고처럼 보이는 이들의 죽음에 연관성을 찾아내 마침내 숨은 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법의학교실에 보내진 것이 이용당한 것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마코토는 법의학 교실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욱더 진정성 있는 의사가 될 것이다.
마코토는
죽은 자와 산 자를 고루 돌보는 의사가 되리라 믿는다.
다만,
이
책에서 계속 지적했듯 부검이 어려운 시스템은 개선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일본이지만 우리나라 부검의의 현실도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다.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지는 차차 해결해 나가야할 문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