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삶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10
사이먼 밴 부이 지음, 공보경 옮김 / 푸른숲 / 2012년 8월

처음부터 이야기의 스토리가 와 닿거나 하지는 않았다. 책 제목을 살펴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밀스런 삶’이 가져다 준 감동은 과연 무엇일까? 를 두고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지극히 감성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이 책의 분위기는 마치 후렴 부분이 없는 발라드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감정이 있는데도 그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그 잔잔한 감동마저 아쉬움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보톤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사이의 사랑이 제일 먼저 생각나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가족, 형제, 부부, 남녀, 부모 와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보다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랑 이야기에 더 큰 감동이 밀려왔다. 또한 피가 섞이지는 않았어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이 그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총 19편의 단편집으로 사랑 후에 오는 이별을 전체적으로 담아내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는 풋풋함과 같은 추억. 즉 과거를 불러오고 있었고 이별이 가져다준 현재는 희망을 안겨주는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누군가를 잃으면서 다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시 찾아오는 또 다른 인연으로 행복을 찾고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언제 이별이 올지, 행복이 올지, 아니면 사랑이 올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언젠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왔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딘지를 뒤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해 주었고 아마도 깊은 상처로 힘들어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단순한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곁들어진 즐거움을 잔잔하게 전하고 있다. 주인공의 성격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마지막 부분을 보면 그 성격뿐만 아니라 감정 까지도 느낄 수 있는 전율이 느껴진다.

다양한 이야기들로 한번쯤은 있을법한 이야기들이 나오기에 더욱 더 그 씁쓸함이 남아있다. 이별에 대한 상처를 오래 담아 두기 보다는 누군가를 만나 그 상처가 아물어 가고 또 다시 기다리고 있을 그 다음의 자신의 인생을 그려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느낌은 뭐랄까... 아쉬움이 남아 있는 내용들의 결말들은 정확성이 조금은 떨어진다고 보면 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