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만화 - 100년 전 조선, 만화가 되다
한일비교문화세미나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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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즐겨 읽는 만화를 살펴보면 대부분 일본에서 만들어진 일본 작가들이 많다. 실제로 일본 만화가 재미를 더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아무런 부인을 하지 않겠다.

그런데 만화가 최초로 만들어진 곳이 일본이라는 점에서 크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조선만화]를 읽고 나서 나는 한 독자로서 이 책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의 생각과 그들의 행동, 원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이 만화에서 봤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에서 보여 지는 만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만화가 아니다. 그냥 어떤 그림 삽화 한 장만으로 그에 대한 제목과 해설이 담겨져 있고 단순하기 보다는 매우 복잡한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말풍선도 없고 색상도 없고 흑백의 사진 같은 만화 그림 한 장으로 무얼 얼마나 부연 설명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이 책에서는 상당히 자세하게 그리고 복잡하게 해석되고 있었다. 이걸 과연 만화라고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만화이든 삽화이든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건 일본인들의 눈에 비친 조선인들의 생활과 관습, 놀이. 취향, 방법 등이 어떤 방식으로 비춰졌는지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조선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그들이 각인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알고 보면 이것 또한 역사에 파뭍혀 버린 우리 조선의 위대한 유산 같은 것을 일본인이 왜곡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째서 많은 나라 중에 일본인들은 우리 조선을 압박하고 괴롭히는 것일까? 단지 국력이 약하다는 이유 하나일까? 일본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조선을 삼키는 것일까?

 

만화의 부연 설명들은 참으로 염치없고 자극적이며 비하학적인 부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소고기에 관한 그들의 생각, 마늘냄새와 고춧가루 냄새에 대한 고정관념, 조선 주식인 밥에 대한 갚어치 등등이 조선을 비웃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일본인들은 이 만화에서 조금이라도 조선이 강세를 보일 것 같은 만화에서는 그 부연 설명을 생략하거나 회피하려 들고 있다.

 

또한 만화에서는 그 사람의 표정, 의상, 손짓, 몸짓, 풍경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었고 조선의 특징을 섬세하게 잘 살리고 있었다. 이 점은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나는 타국의 나라를 자신의 생각이 아닌 만화가의 나라, 즉 일본의 입장에서 그린 점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는 만화이다.

 

[조산 만화]는 만화로 치자면 상당히 어려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만화는 그 그림만 보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뜻을 금방 알 수 있지만 이 조선만화에서는 부연 설명이 곁들이지 않으면 그 속뜻을 알기가 어렵다. 사실 설명이 없었다면 있는 그대로의 조선만화를 사랑했을 수도 있을 거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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