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그림 앞에 서다 - 그림에 비춰본 28가지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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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술가들은 예술을 할 때에 진정한 자신의 인생의 참맛을 본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 사람의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나 생각, ,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인생, 그림 앞에 서다]는 많은 예술가들을 총 28가지로 분리해서 [이명옥] 저자가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펼쳐들고 있다. 그 많은 예술품들 중에서 특히 그림 하나만을 가지고도 28가지의 주제에 통일된다.

 

평소에 예술과는 거리가 먼 독자로서 저자의 설명은 쉽고도 명쾌하고 수많은 예술가들의 삶을 통찰해 내고 있었다. 그림의 종류도 몰랐던 내가 추상화에 대해 눈을 뜨게 하고 같은 그림을 가지고도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그 신비로움에 놀라웠다. 특히 인상에 남았던 작품들이 몇 개가 아직도 나의 뇌리를 스치고 이있다.

 

그 첫 번째는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문뜩 소름이 끼치고 무섭다는 느낌을 주게 했던 마르 퀸의 [셀프]. 이 작품은 자신의 피를 조금씩 뽑아서 그것을 냉동 시킨 후 조각상을 만들었는데 무려 그 피의 양이 4리터라고 하다. 그 피의 양이면 인간의 전체 피의 양과 거의 같다고 한다.

이 조각상에서는 과연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히 잔인하다라는 느낌을 주었으나 저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그럴싸한 해답이 나왔다. 인간의 생명체, 즉 그 많은 피를 뽑았음에도 자신은 멀쩡히 살아 있다는 점과 피로 인해 인간의 생명이 좌우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피가 생과 사를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예술가들의 깊은 고뇌의 결과물은 대단하다.

 

두 번째는 내가 잘 알고 있는 화가[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모방한 남경민의 작품이다. 모방으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변화하듯 그림 또한 모방의 모방을 거치면서 비로써 그 빛을 발한다고 말한다. 남경민의 [프리다 침실]을 살펴보면 설명이 조금은 필요한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나 조금만 생각하고 예술가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프리다의 침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프리다 칼로의 과거사와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이 느껴지고 남경민은 프리다의 작품을 모방, 즉 그녀의 그림 속에서 한가지씩만을 골라 침실을 그려냈다. 프리다가 직접 그린 자신의 삶을 이야기 했던 그림과는 달리 타인이 프리다를 설명하는 그림 속에서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주는 신비로움이 있다.

 

세 번재는 고흐의 [성서가 있는 정물]이다.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아들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그려낸 작품으로 아버지의 성격과 생각, 자신의 마음을 한 그림 속에 담아냈다. 자신과는 뜻이 다른 아버지의 내면성과 전혀 다른 책 두 권으로 그 모든 설명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림속의 책을 보자면 성경책은 아버지가 즐겨보던 책으로 크고 두껍은 반면에 자신이 보는 소설책은 작고 얇고 허술하다. 또한 책이 놓여있는 각도도 다르고 성경책은 펼쳐져 있다면 소설책은 덮여 있다. 이것만으로도 아버지와 자신의 색을 크게 분류하고 상대적임을 알 수 있다. 책을 사랑한 고흐는 그림으로서 자신이 책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생에 대한 표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는 모두 뜻과 의미 존재성이 있다.

내 인생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과연 어떠한 작품이 나로서는 알 수 없으나 내 생각과는 달리 타인의 눈에서 보는 내 삶을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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