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별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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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하사라는 직급을 가진 직업 군인이셨다.

어릴 적부터 계급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꼈던 사건들도 많았고 지금 현재도 그 신분차이라는 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수민(주인공)이었다.

그러나 태어난 출생까지는 바꿀 수 없는 것이 신분이었다.

어릴 적 발레에 꿈을 키우던 수민이는 해외에서 유명한 발레리나로 거듭 성장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의 연락은 거의 안부 묻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서먹해진 관계는 극복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계급, 신분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수민이는 성골인 남성과 연애를 하고 아이를 가지게 된다. 결혼도 하지 않은 수민이가 아이를 가졌으니 발레도 잠시 미뤄야 했겠지만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 수민이는 아이를 위해 기꺼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남자친구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 그들의 결혼은 가까스로 성공에 이른다. 하지만 그 신분차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큰 비극으로 다가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모양이다.

자신의 결혼을 위해 하사인 아버지가 당신의 친구 참모총장의 딸로 입양까지 해가면서 신분차이를 극복하려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끝이 아님을 깨닫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수민이는 아버지를 원망했고 그 이후로 점점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와 딸 사이는 수민이가 한국으로 오면서 점점 더 가까워진다.

평소 고지식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던 아버지는 딸 수민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분이었으며 겉으로는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해도 그건 절대 미워할 수 없는 핏줄의 힘이 있는게 분명하다. 수민이가 이혼을 한다고 했을 때도 아버지는 수민이의 생각을 존중했으며 어머니가 없는 자리를 아버지는 끝까지 대신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아버지가 반대했던 발레를 해서 성공했지만 사실 인생에서의 성공은 실패로 돌아가면서 두 부녀는 깊은 깨달음을 받는다.

딸이 아버지에게 달아준 계급장은 그 무엇보다 빛났으며 아름답고 아무나 달아줄 수 있는 계급장 별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서로 헐뜯고 미워하고 등을 돌리던 부녀가 이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그 행복을 맛보는 것만이 결말을 결정짓는다.

 

이야기는 수민이의 이야기 속에서 아버지 편지글을 찾아볼 수가 있다.

딸에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 밖으로 내 뱉을 수 없는 말들,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시련, 그리고 이별과 사랑을 아버지는 편지글에 모두 담아냈다. 그 편지는 아버지가 수민이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로 붙이지 못하는 편지지만 그 마음만은 수민이와 수민이 어머니에게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 그렇기에 이 책의 결말이 행복으로 끝나지 않았나 싶다.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수민이의 아버지도 자신의 못난 부분이 딸에게 해가 될까봐 부단히도 참아왔던 심정들이 고스란히 보여 진다. 무엇보다 소설 속 편지글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여 지는 아버지의 사랑이 전달되는 부분이었다. 아버지는 참모총장이 달고 있는 별의 개수 보다도 수민이가 달아준 별에 큰 감동을 받는다. 이 마지막 부분은 아버지와의 화해가 이루어지는 감동의 도가니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사실적이며 신분에 대한 격차로 인해 힘들어하는 부분은 지금의 현대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최문정 소설 바보엄마를 읽어보지 않은 독자가 그곳에도 이제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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