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왼팔
와다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들녘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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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던 한 독자가 [바람의 왼팔]을 통해 센고쿠 시대(군웅이 할거하여 서로 다투던 시대)에 일어난 소설을 알았다.

지역국가 간에서 발생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는 주로 무력으로 해결하였지만 적에 대한 예의나 무사로서의 마음가짐 등등은 우리 현실에 비해 실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전쟁 중에 적에게 배려를 하고 상대가 자신보다 실력이 뛰어났음에도 살짝 봐주는 기미가 보이면 자신이 결투에서 졌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그 증거들이다.

마치 전쟁이 전쟁이 아닌 정직한 전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이다.

16세기 시대를 배경으로 세력을 확대해가는 도자와 가문과 고다마 가문이 이 책의 큰 중점을 잡고 있고 도자와 가문의 맹장 하야시 한에몬과(공로사냥꾼)과 고다마 가문의 무사 하나부사 기베에(공로귀신)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바람의 왼팔은 누구인가?

그는 사이카슈 출신으로 당시 화승총을 아주 잘 다루는 사이카 가문의 후손이다.

그의 (고타로)왼팔 화승총 솜씨는 정확하고 빠르고 군더더기가 없이 아주 깔끔한 솜씨다.

그러나 그의 할아버지 요조는 자신의 손자가 전쟁에 휩쓸리는 것을 반대하여 이리저리 거처를 옮기며 전쟁을 피했고 고타로에게 왼손으로 화승총을 만지지 못하게 하였다.

고타로의 할아버지도 자신의 손자의 솜씨가 언젠가는 그 불씨를 불러 일으킬 꺼라는 짐작을 해 왔을 것이다. 그러던 중에 한에몬으로 인해 고타로의 솜씨가 드러나게 되고 도자와 가문이 상대적으로 전쟁에서 불리하게 되자 한에몬은 고타로를 이용해 적을 물리치는데에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고타로는 심성이 착하고 사람을 죽이지 못하며 마음이 여리기에 한에몬은 고타로의 할아버지 요조를 살해하고 할아버지를 죽인 자들이 고다마 가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고타로의 분노는 점점 복수로 이어지고 한에몬은 점점 자신의 비겁한 전쟁의 승리를 만끽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고타로가 모든 사람들에게 큰 화를 미칠 것을 알고 도자와 가문은 고타로를 죽이려고 하지만 한에몬은 도자와 가문에게 반격을 하고 고타로를 상대의 적 맹주에게 넘긴다. 그리고 고타로에게 요조를 죽인자가 자신이라는 말과 함께 다음 전쟁에 꼭 다시 만나서 그 복수를 하라고 전한다.

이 소설을 보면 사실 주인공은 바람의 왼팔을 지닌 고타로가 그 중심을 잡아야 하겠지만 고타로는 역할은 단지 화승총에 불과하다.

또한 고타로를 다룬 이야기 보다는 한에몬에 대한 자신의 생각, 느낌, 감정을 자세하게 드러내는 면을 보아 그 중심은 한에몬으로 인해 흘러가고 있다.

단지 고타로는 한에몬의 도자와 가문을 살리기 위해 쓰여진. 즉 한에몬이 그의 왼팔을 빌리는 격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고타로는 고다마 가문의 일원으로 들어가서 한에몬에게 저격을 한다. 그리고 한에몬의 목가리개 안쪽에 팔랑개비가 들어있는것을 보고 크게 울부짓는다. 그 팔랑 개비는 한에몬에게 고타로가 사격시험에 나가기 위해 주었던 선물이었다.

그때 고타로는 알았다. 할아버지 요조가 왜 그토록 화승총을 다루지 못하게 했는지...

자신의 왼팔로 인해 할아버지가 죽고 한에몬이 죽고 자신의 친구가 죽어버리고 ..언젠가는 또 다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고타로는 산속으로 다시 사라지고 만다.





이 이야기를 보면 한에몬과 기베에의 의리와 진정성을 살펴 볼 수가 있다.

비록 적이지만 그들의 의리는 전쟁 중의 맹장이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인격을 가진 자들이다.

이야기의 빠른 전개도 그만한 매력이 있지만 좀 더 내용이 자세하고 상세했다면 그 재미를 두 배로 누리지 않았다 싶다.






[해당 서평은 들녘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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