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나라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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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광주 항쟁에 관한 장편 소설이다.

지금에 와서 가슴 아픈 사건을 들춘다는 것이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걸 알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는 당연히 접해봐야 하는 대목이었다.

그때의 상황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책에서는 아쉬운 점이 참 많았다.

광주 항쟁에 관한 이야기는 책의 절반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점과 그때의 시절을 알수 있는 년도나 날짜, 그리고 장소가 명확하지 점이다.

단지 시대적 배경으로 쓰여진 100원짜리 술안주가 있다는 것과 바데리가 장착된 라디오, 전화가 없어서 줄을 서고 전화를 거는 방식 등등 이었다.

또한 너무 주인공의 사적인 부분이 상반부를 차지해서 조금 지루한 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긴장감이나 슬픈 느낌을 받지 못해서 못내 아쉬었던 부분들이 많았다.

광주항쟁에 관한 장편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읽으면 이 책의 포인트를 찾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광주항쟁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그때의 상황을 이 책에서는 빼놓지 않고 주인공인 그가 보고 듣고 느낀점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죽었다는 소식과, 휴교령철페, 학생들의 피신과 관공서 등장, 민간인학살과 체포, 민간인들이 경찰서 등에서 구한 총기탈취, 외부인 접근차단,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시민여러분,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여성의 애절한 가두방송, 북한 무장 간첩이 침투하여 저지른 만행이라고 소문, 헌혈 등등이 광주항쟁에 대한 소설이라는 점을 뒷 받침해 주었다.


적군도 아니면서 이런 쿠테타가 시민과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이 말도 안되는 생각으로 나를 자극했다. 불과 31전에 일어났던 사건 치고는 상당이 큰 사건이기도 하고 이 사건 차제가 서서히 많은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저물어가는 시점에 다시 한번 그때의 찬혹함을 알게 하는 책이었다.


마지막 부분에 이런 글귀가 있다.

‘오래지 않아, 사령관은 대통령이 되었다.’

이 말의 뜻을 잘 알게 해준 대목 중에 생물교사가 주인공인 그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에스키모들이 썰매에 개를 묶을 때 젊고 튼튼한 개들 사이에 늙고 병든 개를 한 마리 끼워넣는다고 했다. 그리고 책직질을 할때는 그 늙고 병든 개에게만 집중적으로 때린단다. 그리고 그 개는 끈임없이 비명을 지르고 그 처절한 비명소리가 다른 개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준다는 거다. 그 공포심 때문에 나머지 개들은 열심히 썰매를 끈다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왜 광주항쟁이 일어났는지 작가가 왜 마지막에 그 전쟁을 일으키고 사령관이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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