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처네 (양장) - 목성균 수필전집
목성균 지음 / 연암서가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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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수필을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대단히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한 기분이다.
때로는 과거에 아쉬움이 남아있고 때로는 미래를 바라보는 아름다움이 나의 가슴을 애틋하게 만든다. 지금은 우리의 곁을 떠나셨지만 목성균 선생님의 여운을 아직도 독자들의 기억속에서 그 여운을 남기고 있다. 누비처네 수필집은 작품속의 나를 자신으로 동일 시킴으로서 자유로움과 정이 묻어난다. 형식 또한 구애받는 부분이 없어서 마치 평화로움 까지 느끼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비록 유작으로 마무리를 지었던 전집이지만 개성적이며 개방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다른 수필집은 어떤 느낌을 주는지도 아직 나는 모른다.
하지만 목성균 선생님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자연을 토대로 향수에 젖게 만들고 그로 인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한번 더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기까지는 참 쉽게 느껴지지만 실상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는 찾아볼수 없을 만큼 우리는 자연을 잊고 산다. 자신의 삶이 아무리 낭떠러지에 닿아도 세상이 자신에게 등을 돌릴지라도 그는 자연과 함께 자신의 상황의 순리에 적응을 해 간다.
수필집에서 등장하는 시골의 풍경과 그에 걸맞는 사물들이 자연과 인간이 하나됨을 의미하는 바가 보인다. 자연의 채취가 계속해서 삶을 살아가게 한다.

‘보리가 누렇게 고신 단오 무렵이면 진외가 툇마루의 청동화로에서 달여지던 한약 냄새와 어우러져 서리서리 추녀밑을 감돌던 개장국 냄새가 코를 스친다.’
개장국 냄새와 한약 냄새가 집 둘레를 감싸고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맡았던 냄새를 연상케 만든다.

‘지금도 나는 초가을이면 코끝을 스치는 들깨 냄새를 느낀다. 산그늘 내리는 골짜기에 모로 서서 보여준 순임의 모습을 생각하면 무엇인지 내 생애게 큰 착오가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년시절 애틋한 마음으로 순임을 마음에 두었지만 쇠통을 줍는다는 역겨운 행동을 보고 그만 등을 돌렸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녀의 냄새가 어렴풋이 나는 초가을 들개 냄새를 맡는다. 그 냄새만으로 다시 그때의 시절의 기억이 생생이 났음을 알리고 다시 성에 눈을 떴을때쯤 순임은 여전히 쇠통을 줍지만 그는 순임의 몸에서 쇠똥냄새가 아닌 꽃냄새가 났음을 말해준다.

‘그 나무들을 건너다보고 있으면 목어 소리가 들려온다. 아주 멀리서 아득히 살아오는 소리, 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둔탁하지도 않은 잘 마른 목질부의 울림을 들을 수 있다. 용화사 아침 예불을 알리는 소리인지 아니면 환청인지 모르지만 꼭 먼길 떠나는 나무들의 행렬 맨 앞에서 울리는 나무북 소리 간다.’
이번에는 산과 나무를 상대로 소리를 감상하는 마음을 보여준고 있다.
자연이 주는 청량감을 주는 소리이고 상쾌함이며 지난날을 되돌아 보는 소리일 것이다.

가끔은 꽉 막힌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은가?
매연과 복잡한 건물들 사이에서 숨을 쉴수가 없다면 목성균 산생님의 수필집을 건네고 싶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으로서 참 좋은 친구이자 내 인생의 작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보다는 지금부터 이끌고 가야할 삶 앞에서도 항상 잃지 않는 마음으로 그리움을 담아 담담하게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인생의 참 맛을 잘 표현하고 솔직담백한 그의 글이 독자들을 자연으로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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