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럼 독서 논술이 중요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다 못해 독서 이력제라는 것도 생겨 나고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몇 백만원 짜리 논술 과외를 받아야 한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니 그 어느 때보다 독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가히 폭발적이다 못해 이젠 필수가 되 버린 시대다. 그렇다 보니 우리 부모들은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책 좀 봐라, 책 봐서 남주니? 피가 되고 살이 되니 제발 책 좀 봐라! 라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 정말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아니면 어느 집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광경이 아닐까.. 나도 몇 년 전까지는 이랬다. 책보다는 텔레비젼을 더 좋아하고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안되겠다 싶어 어른책이 아닌 아이들 책을 내가 보기 시작했었다. 물론 텔레비젼을 보고 있는 아이들 옆에서..그러면서 재미있는 책들은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서 한쪽씩 서로 번갈아 가면서 읽기도 하고 재미있는 책은 의도적으로 큰 소리로 깔깔 거리며 웃기도 하고 별로 슬프지도 않은데 괜히 오버해서 울기도 하고 그랬더니 어느날 부터인가 아이들이 내가 보던 책들을 한 권씩 읽기 시작했었다. 처음엔 다분히 의도적이었지만 다른 집과는 다르게 엄마가 자기들 책을 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도 해주는 엄마를 어느 순간 자랑스러워 했다.. 그러고서는 내가 책을 보고 있으면 조용히 내 옆에 와서 책을 보기 시작하던 아이들이 이젠 자기가 좋아하는 출판사가 생기고 자기가 좋아하는 시리즈들이 생기고 신간 체크를 하고 있다.. 이 정도면 성공한 셈이 아닐까.. 큰 아이는 화장실에 들어갈때도 책을 들고 들어가서는 좀체 나오질 않아 애를 태우기도 하지만 예전엔 나도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 땜에 무척이나 속 깨나 썩어서 이 책이 피부에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엔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 보다 싫어하는 아이들이 더 많지 않을까.. 책을 싫어하고 책과는 담을 쌓고 사는 아이들을 보며 걱정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아이들 보다 먼저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하고 싶다. 책 제목부터 가히 심상치 않은 <<책 읽기 싫어!>> 책 표지의 아이들 표정만 보더라도 아! 따분해 죽겠어! 라고 씌여 있는 듯해서 책을 안 읽어 볼수가 없었다. 새 학년이 되면 사무엘의 엄마는 어김없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책 읽는 걸 무척 싫어해요...", "얘는 책하고는 아예 담을 쌓았어요. 책이랑 아주 원수가 졌답니다." 라는 한 해도 틀리지 않은 똑같은 레퍼토리를 늘어놓는다. 그것도 사무엘이있는 앞에서. 그러니 더욱더 아이가 반항심이 일게 되고 책 읽는게 그렇게도 싫어지는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학교 선생님 앞에서만 책을 싫어한다고 하면 감사한 일 엄마는 동네 방네 만나는 사람들에게 죄다 말을 해서 사무엘을 창피하게 만드는 건 기본 하다 못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에게 까지 말이다..그러니 더 책이 싫어지는 사무엘.. 그런 사무엘이 어쩔수 없이 일주일에 한번 도서관을 가는 날이 있다. 매주 수요일 2시에 . 그렇게도 싫어하는 책들이 빼곡히 쌓여 있는 도서관에서 사무엘은 과연 어떻게 할지.. 그런데 이 도서관에는 사무엘 만큼이나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 비비안과 모르간이 있었으니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결국 이 세 아이는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회원을 모집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의외의 인물이 가입을 하는데 쉬는 시간에도 책 속에 처박혀 있는 1등을 도맡아 하는 유세프를 시작으로 그림책만 보고 싶다는 잔, 책은 무조건 싫다고 진저리를 치는 사라, 학년이 올라가니 두꺼운 책이 이해가 안간다는 딜랑, 책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가 싫다는 마리까지 여덟 명의 아이들이 의기투합을 하게 된다. 드디어 그 동안 읽기 싫었던 책에 대한 아이들의 복수가 시작된다. 엄마 화장품을 숨기고 설탕과 소금을 바꿔놓고 커피 가루에 흙을 섞어 놓는 등 집 안에서 잡다한 말썽을 부리기 시작해 엄마 아빠를 혼비 백산하게 하게 하더니 급기야 이젠 도서관을 점령하고 만다. 아이들은 책으로 문을 막아 놓고 그 안에서 난장판을 만들어버리는데.. 책 속의 아이들 만이 아닌 이 책을 읽고 있을 아이들도 그 동안 자신들을 괴롭혔던 책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한거라고 아주 시원해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우리 아이들 보기 싫은데 엄마 아빠가 강제로 읽으라고 종용하고 만화가 보고 싶은데 만화는 좋은 책이 아니라고 아예 보지도 못하게 해서 속상한 적이 있었다면 아마도 이 책은 아이들의 심정을 토로하는 그런 책으로 보일 것이다.. 자신들이 왜 책을 읽기 싫어하고 왜 책을 멀리 할수 밖에 없는지를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을 대신해서 하나 하나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클때 엄마가 공부 해라 하면 하려고 했다가도 하기 싫어졌듯이 강요에 의해 억지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면 안보는게 더 나을것이다. 강압과 강제성이 띠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 지옥과도 같은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이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겐 스트레스 해소성도 될 것이요. 하나의 대리만족으로 다가 올수도 있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뒷 감당이 무서워 감히 하지 못할 일들을 책 속의 아이들은 과감히 함으로서 책을 보는 것 만으로 통쾌해서 가슴이 다 시원해 지지 않았을까... 그러나 자세히 보면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 아이들은 귀여운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책을 찢거나 망가뜨리지 않고 그냥 넘어 뜨리고 흩어 놓는 그냥 얌전한 복수를 하고 있는 걸로 보아 책의 소중함을 은연중에 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사무엘은 책을 쌓아서 거대한 산을 만든 후 사라져 버린 후에 " 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그러면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할 거예요."라는 희망을 빼꼼히 내 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책의 소중함을 책의 고마움을 느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슴이 답답할때 뭔가 부족한 것을 채우고 싶을때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을때 ... 책 속에서 수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알게 되면서 행복해 진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도 느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친구도 때로는 선생님도 될수 있는 책의 매력에 푹 빠질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되길.. <본문에서 사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