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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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장의 지도와 77장의 도판과 함께 떠나는 사라져가는 장소들로의 여행

동서양의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 곳곳의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장소들로 함께 떠나보는 책이다. 자연의 놀라운 힘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던 장소를 드러내기도 하고 마치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완전히 사라지게도 한다. 그런 식으로 발견된 장소들은 고대 유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나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훼손되기도 한다. 쓰나미로 인해 자취를 드러낸 곳도 있는가 하면 홍수 등의 자연재해나 해수면의 상승으로 수몰되기도 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어떤 곳은 너무 정보가 없기도 해서 기대했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내가 모르는 곳이라도 흠뻑 빠질 수 있었을 텐데. 1부에서는 시우다드 페르디다의 토착 원주민 부족인 코기족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환경과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려고 애쓰는 코기족은 나머지 인류를 근심스럽게 바라본다. "세상을 돌보는 법을 모르는 어린아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은 지금의 상황에서 뜨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로어노크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사실 정말 들어보지 못한 곳들이 많아서 실존하는 곳이 아닌 신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1부 이후의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 사라지고 있는 장소들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의 '기후 위기'다. 개발은 인간의 삶을 이롭게 만들었지만 이제 그 개발들로 인해서 인간의 삶에 위기가 왔다. 인간 중심적인 무분별한 개발과 그로 인한 오염, 전쟁으로 인한 파괴, 또 기후 위기는 우리가 아는 많은 장소들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사해와 베네치아라든가, 만리장성, 야무나강, 콩고분지의 열대우림은 정말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특히 콩고의 열대우림은 탄소 저장고로서 기후를 조절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지만 팜유 생산 등 삼림 파괴의 가속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환경 잡지를 통해 읽은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언급되어서 이해하는 데 수월했다. 사실 하니포터로서 신간을 고를 때 그저 신비로운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하며 이 책을 골랐다. 물론 그런 느낌도 있었지만 결국 또 환경과 기후 위기로 연결되었다.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직접적으로 와닿는 느낌이다. 당장 올여름 날씨만 해도 나는 매일매일 한숨을 쉬고 있다. 햇빛 알러지와 씨름하면서.


* 하니포터 3기 지원 도서


아침서가 -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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