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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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이 겪는 다양한 차별과, 소외를 다루고 있다. 껍데기의 몸, 병든 몸, 나이 든 몸, 인종이 다른 몸, 장애가 있는 몸 등 몸의 다양한 상황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차별을 받고 있는가, 또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차별하는 자가 되는가. 인간이라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건 같겠지만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다른 성격만큼이나 다른 몸을 가지고 있는 게 인간이다. 어차피 다 같이 늙어가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는 데 뭘 그리 조금 다르다고 이해 못하고 차별하나. 대놓고 차별적 발언을 내던지지 않더라도 은근히 내적으로 나와 타인을 가르는 선을 긋고 보는 시선을 누구나 자신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절대 그래본 적 없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미안하지만 안 믿는다.

저자는 냉소를 바탕으로 유쾌하게 글로 풀어나가고 있지만 그만큼 감정적이기도 하다. 화를 내기도 하고 걱정하기도 하는 모습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졌다. 압사당하는 수컷 병아리들이나 뜬장 위의 개들 때문에 울며불며 채식주의자를 마음먹지만 내심 고기를 먹을 기회를 기다리는 인간적인 모습 같은 것들 말이다. 프리랜서로서 살아가는 불안함이나 오로지 스스로에게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당연하고도 고된 삶에 대한 걱정에 공감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몸의 '불편함'에 대해서 우리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차별적 시선이나 무관심 또는 몰이해 속에서 생존과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나 역시도 늘 잊고 산다. 읽는 동안 내가 살면서 경험해 본 많은 차별적 시선들을 떠올렸다. 그래서 전혀 새롭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모르게 내가 타인을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상황들이 많았다는 걸 느낀 게 무척 새로웠다.



* 하니포터 3기

아침서가 - @morning.book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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